월마트가 아마존 추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아마존의 다양한 성공 방정식을 하나씩 하나씩 따라하면서 그리고 오프라인 스토어 네트워크라는 월마트 특유의 장점을 디지털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강화하면서 월마트는 디지털 전환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월마트의 귀환으로부터 한국 리테일 기업이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를 분석하고자 합니다.
자존심 버리고 아마존을 롤모델로 선택한 월마트
2010년대 월마트와 아마존의 경쟁을 저에게 비유적으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디지털 전환 시기를 놓치며 아마존에게 무자비하게 난도질 당하며 뼈만 남은 공룡, 월마트". 이런 평가가 인색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래는 2020년 3월 월마트 직원이 스스로 월마트를 표현한 문장입니다.
"우리는 고객을 실망시키고 있습니다(We fail our customers today)."
"우리는 쇼핑하는 고객을 쫓아내고 있습니다(We turn away customers who want to shop with us)."
"우리는 고객과 어떤 관계도 맺지 않고 있어요(We do not have a relationship with our clients.)"
"우리 고객의 재방문률은 형편 없어요(Our customer frequency is poor)."
20년 3월 월마트는 "Project Glass"라는 이니셔티브를 통해 월마트 온라인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 때 사용되었던 발표자료가 21년 3월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를 통해 세상에 공개된 것입니다.

2020년이면 월마트도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한지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Walmart.com이 시작된 해는 2000년입니다. 2009년에는 Walmart.com에 이른바 서드파티 셀러(seller)가 참여합니다. 다시 말해 2009년 월마트.com은 마켓플레이스로 서비스를 확장했고 이를 통해 1만 개의 제품을 이용자에게 제공했습니다. 월마트 또한 나름 이커머스의 긴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월마트라는 오프라인 거인은 온라인 사업에 외부적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내부적으로 우선권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1995년 태어난 경쟁자 아마존은 2000년에 마켓플레이스로 진화하면서 지난 20년 동안 북미와 유럽에서 (이커머스) 절대 강자로 성장했습니다.
"Project Glass"가 시작되기 직전인 2020년 2월 통계를 보면, 미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마존의 점유율 추정치는 38.7%이며 월마트는 5.2%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출처: eMarketer). 아마존의 승리는 당연히 주가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2015년 처음으로 월마트를 추월했고, 2017년 4월초에 월마트의 두 배를 기록했고 현재 월마트의 4배입니다.

단 한번의 기회를 위해 약 200억 달러를 이커머스에 투자한 월마트
지난 20년 동안 아마존에게 추월당했지만 월마트는 최소한 2011년부터 이커머스의 전략적 의미를 깨닫기 시작합니다. 다시 말해 월마트는 자신의 문제점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합니다. 디지털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이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2016년 월마트는 Jet.com을 33억 달러에 인수합니다. 그리고 2018년에는 인도의 이커머스 강자 Flipkart의 다수 지분을 160억 달러에 매입합니다. 월마트가 이커머스 동력을 확보한 것은 바로 Jet.com 인수입니다.
Jet.com의 설립자는 마크 로어(Marc Lore)입니다. 마크 로어는 Quidsi (대표 서비스: Diapers.com)라는 회사를 설립해서 이를 아마존에 5억 4,500만 달러에 매각한 경험을 가지고 있던 사람입니다. Jet.com은 쉽게 설명하면 쇼핑 클럽입니다. 고객은 매달 회비를 지불하고, 회비를 지불하는 고객이 많이 모일 수록 가격이 저렴해지는 형식입니다. 이를 소셜 커머스라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Jet.com은 그러나 이를 한단계 더 진화시켰습니다. 월 회비를 없애고 Smart Cart라는 기술을 도입합니다. 고객이 '장바구니'에 구매 희망 품목을 많이 담으면 담을 수록 가격 할인폭이 커지는 형식입니다.
월마트 대표 더그 맥밀론(Doug McMillon)은 2016년 Jet.com 인수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우리는 가격을 낮추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제품군을 확장하고, 고객의 쇼핑 경험을 가장 단순하고 가장 쉬운 방식으로 제공하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고객이 원하는 바이기 때문입니다 (We’re looking for ways to lower prices, broaden our assortment and offer the simplest, easiest shopping experience because that’s what our customers want)." 출처: BBC
월마트는 인수 이후에 Jet.com 브랜드와 사이트를 그대로 유지하며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나 Jet.com은 기대처럼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Jet.com은 돈만 불태웠습니다. 그리고 2020년 5월 월마트는 Jet.com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발표까지 합니다. 이 때문인지 Recode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는 2019년 이커머스 영역에서 10억 달러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Jet.com 인수는 실패작일까요?
2020년 5월 Jet.com 서비스 종료와 함께 전문가들의 논쟁이 있었습니다. 월마트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된 갈등이 존재했음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월마트 대표 더그 맥밀론은 "우리는 이 과정을 다시 한번 되풀이할 겁니다(We would ‘do that all over again’)"며 Jet.com 인수는 월마트의 전방향 전략(Omni-strategy)을 가속화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시말해 '후회 없다, 찐 잘한 일이다'는 평가를 내린 겁니다. Marker의 아담 키슬링(Adam Keesling)도 긍정 평가를 내렸습니다. 월마트 전체 매출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6년 3%에서 불과했지만 2020년 상반기 그 비율은 15%까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이커머스 매출 성장이 결과라면 그 동인 가운데 중요한 점은 Jet.com 인수를 통해 '이커머스 노하우'가 월마트로 흡수되었던 점입니다. Jet.com 직원 대다수가 월마트 이커머스 팀으로 통합되었고, Jet.com 설립자이자 Walmart.com의 대표였던 마크 로어(Marc Lore)도 계약 기간보다 더 월마트에 머물렀습니다(그는 2021년 1월 월마트를 떠났습니다). 인력에 기초한 노하우 흡수는 여기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Project Glass"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맹 취(Meng Chee)와 스레쉬 쿠마(Suresh Kumar)입니다. 맹 취(Meng Chee)는 월마트에서 CPO(Chief Product Officer) 맞고 있고, 스레쉬 쿠마(Suresh Kumar)는 글로벌 CTO입니다. 맹 취는 월마트 이전에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 Frog과 JP Morgan, 삼성 등에서 경력을 쌓았고, 스레쉬 쿠마는 월마트 직전 아마존-무려 15년!-과 구글에서 일을 했습니다.
Project Glass에서 이들이 맡은 과제는 고객의 쇼핑 경험을 단순화시키고 Walmart.com을 고객이 일상의 주요 거점으로 삼게 만드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마켓플레이스로서 월마트.com은 두 개 영역에서 개선이 필요했습니다.
월마트+, 아마존 프라임의 대항마
첫 째 고객 측면에서 월마트는 짧은 시간내에 큰 개선을 이뤄냈습니다. 2020년 3월 통합되기 전까지 월마트.com은 두 개의 앱을 제공했습니다. 하나는 생필품 용이고 다른 하나는 그 밖의 상품을 위한 것입니다. 이제야 비로소 월마트.com 고객은 하나의 앱에서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1년 3월에는 2시간 배송을 위한 최소주문-35 달러- 정책이 사라졌습니다. 아마존과의 빠른 배송 경쟁이 강화된 것입니다.
결정적인 아마존 따라하기는, 다시 말해 고객 편익 증대 및 잠금효과(Lockin effect)를 노린 전략은 2020년 가을 Walmart+의 도입입니다. 월마트+의 연회비는 98달러로 아마존 프라임보다 20달러 저렴합니다. 월마트+에 속하는 서비스는 (1) Walmart.com의 무료 배송, (2) 월마트 오파라인 스토어의 무료 배송, (3) 생필품은 하루 배송, (4) 월마트 주요소 할인 (5) Mobile scan & go 등입니다. 물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아마존 프라임 뮤직, 아마존 프라임 리딩(reading) 등에 비하면 크게 모자라지만, 특히 (5) Mobile scan & go는 훌륭합니다.
Scan & go는 약 4,700개 월마트 미국 매장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용자는 자신의 휴대폰으로 구매하려는 제품을 스캔하고 휴대폰으로 지불하고 매장을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 Amazon Go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아마존은 월마트의 scan & go를 자신이 매입한 홀푸드(Wholefoods)에 적용하기 위해 이제야 비로소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조사기관 CIRP에 따르면,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1년 1월까지 5개월 동안 Walmart.com에서 구매한 경험이 있는 이용자 중 13%에서 14%가 Walmart+ 회원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추론을 하면 5개월 동안 신규 Walmart+ 회원 규모는 740만에서 820만 명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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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820만 명이라는 수치는 아마존 프라임 '미국' 회원 규모인 1억 4,700만 명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습니다. 그러나 조사기관 PYMNTS의 분석에 따르면 Walmart+ 회원수의 성장률이 좋습니다. 2020년 11월 조사에서 미국 모든 소비자 중 68%가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었고, Walmart+ 회원은 17%였습니다. 그러나 2021년 1월 조사에서는 아마존 프라임은 64.3%, Walmart+는 21%를 기록합니다. 월마트 대표 더그 맥밀론(Doug McMillon)은 2021년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앞으로 Walmart+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Walmart+의 회원 혜택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월마트 마켓플레이스: 쇼피파이 및 아마존 셀러 꼬시기
그러나 월마트.com에서 제공하는 제품 품목 수 또는 다양성이 아마존의 그것에 크게 못 미친다면 고객에게 돌아갈 쇼핑 경험은 좋을 수 없습니다. 매력있는 구매 품목 수가 작다면 훌륭한 UI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때문에 Project Glass는 셀러(seller) 확보에 속도를 크게 냈습니다.
- 월마트 마켓플레이스 셀러가 되면 30일간 수수료가 없습니다.
- 2020년 6월 월마트는 쇼피파이(Shopify)와 협력을 발표합니다. 그 이후 쇼피파이에 등록된 제품이 셀러가 원할 경우 Walmart.com에 자동 등록됩니다. 월마트 계산으로는 쇼피파이 셀러 중 1,200명이 2021년 월마트.com에 결합할 전망입니다.
- 2021년 2월 월마트는 쇼피파이와 유사한 계약을 BigCommerce와 체결합니다. BigCommerce는 쇼피파이의 경쟁 서비스입니다.
- 쇼피파이 셀러와 빅커머스 셀러는 Walmart.com에 월 이용료 등을 지불할 필요가 없고 이른바 Referral fees만 지불하면 됩니다.
- Modern Retail의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는 아마존 셀러를 꼬시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2021년 3월 월마트는 특히 중국 셀러 모시기에 나섰습니다(블룸버그 보도). 미국 내 셀러 확대만으로는 월마트가 거대한 아마존 셀러 네트워크와 경쟁하기 어렵습니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조사기관 Pulse에 따르면, 미국 뿐 아니라 다수 아마존 서비스 국가에서 대부분에서 순매출(GMV)의 30%에서 40%는 아마존의 중국 셀러가 만들어 냅니다. 이 경향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2021년 1월 기준 미국, 영국, 독일 그리고 일본에서 아마존의 신규 셀러의 75%가 중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습니다.
- 이러한 월마트의 마켓플레이스 셀러 확보 노력의 결과는 아래입니다 (출처).

월마트의 셀러 확보 작전은 지금까지 성공적입니다. 2020년 3월 39,000이던 셀러 수가 2021년 6월 94,239로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21년 5월에만 증가한 규모가 4,400입니다. 블룸버그는 월마트.com의 이른바 Unique items가 21년 3월 8천만 개를 기록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On More 아마존 배끼기: FBA -> WFS
21년 4월 Business Insider는 흥미로운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기자는 월마트.com의 셀러 중 10명을 인터뷰했습니다. 핵심 질문은 "월마트가 아마존에 비해 부족한 것이 무엇입니까"입니다. 10명 모두 '기술과 지원(technology & support)'라 답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셀러들은 확실하게 월마트 편을 들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힘이 너무나 강력해서 시장에서 이를 견제할 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셀러들이 큰 공감을 하기 때문입니다. 월마트는 이러한 셀러들의 불만과 심리를 미리 파악했는지 모르겠지만 2020년 2월 셀러들에게 창고 및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존이 유사 서비스를 제공한지 15년 만입니다. 아마존의 Fulfillment by Amazon (FBA)를 본 따서 Walmart Fulfillment Services (WFS)를 선보인 것입니다. 셀러 입장에서 WFS의 장점은 FBA와 달리 WFS에는 월 사용료가 없다는 점입니다.
WFS는 (FBA와 마찬가지로) 셀러와 고객 모두에게 장점을 선사합니다. WFS 제품은 "빠른 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Walmart.com에도 WFS 이용 제품에는 "빠른 배송"이라는 라벨(label)이 붙습니다. 고객의 추가 장점이 있습니다. WFS 이용 제품의 경우 고객이 직접 오프라인 월마트 스토어에 반품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2021년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월마트 대표 더그 맥밀론(Doug McMillon)은 WFS에서 추가 투자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2021년 1월 월마트는 Market Fulfillment Center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오프라인 월마트 스토어를 WFS에 통합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마존 광고 매출 증가: 월마트, '나도 원해!'
만약 월마트가 Project Glass 등의 조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 수와 셀러 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면, 고객의 관심(attention)을 둘러싼 셀러의 경쟁은 치열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월마트에게도 광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두 번째 광고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는 동인은 Walmart+입니다. 아마존 프라임 및 Walmart+는 잠금 효과(Lockin effect)를 가능케 합니다. 그 결과 고객은 결국 아마존 또는 Walmart.com에서 구매하기에 '가격 비교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게 됩니다. 여기에 풍부한 리뷰 등이 결합될 경우 제품 검색(product search)은 구글 등 검색 서비스가 아닌 아마존 또는 Walmart.com에서 진행됩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아마존의 광고 매출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2020년 아마존의 광고 매출은 2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또한 미국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아마존의 점유율은 10%를 넘어서며 구글과 페이스북 다음으로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아마존의 구글의 광고 매출을 뺏어오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MGM 인수 의미 중 하나를 아마존의 광고 시장 지배력 확장 전략으로 해석한 아래 글도 참조하세요.

월마트는 지난 몇 년동안 광고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해 왔습니다. 2020년 1월부터 월마트는 광고주 대상으로 자체 예약 시스템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위해 월마트는 2019년 4월에 Polymorph라는 에드 테크 기업도 인수했습니다. 월마트에서 광고를 담당하는 부서의 이름도 2020년 Walmart Media Group에서 Walmart Connect로 변경되었습니다. Walmart Connection에서 월마트가 제공하는 다양한 광고 상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월마트의 광고 매출은 어느 수준일까요? 이를 직접적으로 알기는 아직까지 어렵습니다. 2020년 Annual Report에 따르면 2019년 월마트 전체 매출에서 광고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1%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Annual Report에는 2020년 광고 매출이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커머스 분석 기업 Profitero에 따르면 Walmart.com에서 검색 광고는 2020년 1월과 2021년 1월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2020년 1월 월마트.com에서 검색을 할 경우 노출되는 광고 수는 평균 1.7개였습니다. 이 수가 2021년 1월 4.1개로 증가합니다. 참고로 아마존의 경우 21년 1월 이 수치는 9.1개입니다.
월마트 경영진은 2021년 1월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장을 월마트의 주요한 성장 지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2021년 월마트의 목표 중 하나는 월마트가 미국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점유율 10위권안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월마트는 (1) 새로운 온라인 광고 포멧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으며 동시에 (2) 오프라인 월마트 스토어의 광고 공간에도 프로그래매틱 광고를 도입하겠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오프라인에서 프로그래매틱 광고가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월마트의 목표는 광고주에게 온오프 통합 광고 상품을 제시하는데 있습니다. 마지막 월마트의 광고 매출 확장 전략은 (3) The Trade Desk와의 협업입니다. The Trade Desk는 대표적인 DSP(Demand-side platform) 서비스 기업입니다. 월마트는 이를 통해 자사 광고주에게 월마트의 경계를 넘어선 곳에서도 광고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것입니다.
아마존 그리고 월마트는 왜 광고 비즈니스 또는 광고 매출 성장을 전략 목표로 설정하고 있을까요? 리테일 비즈니스보다 광고 비즈니스의 영업 이익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마존이 위의 세 가지 방법으로 광고 매출을 증대시키는데 성공한다면, (제가 만약 월마트 경영진이라면) 광고 매출에서 얻은 이익을 월마트.com에서 제공하는 제품의 가격 인하를 위해 사용할 것입니다. 저렴한 가격은 가장 중요한 이커머스의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요약하면 광고 매출은 치열한 이커머스 경쟁 시장에서 고객 만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주요한 전략 자산입니다.
생필품/신선 식품 이커머스: 월마트의 무기, Curbside Pickup!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코로나 팬데믹과 그에 따른 락다운(Lockdown)은 생필품 또는 신선 식품 배달 시장에 거대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심지어 아마존도 이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며 준비를 하지 못했기에 미국의 인스타카트(Instacart), 독일의 Gorillas, 터키의 Getir 그리고 영국의 Dija 등이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가 목표했던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장악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월마트가 2019년 그리고 특히 2020년 강점을 보인 영역이 바로 생필품/신선 식품입니다. Tabs Analytics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월마트의 온라인 생필품/신선 식품 시장 점유율은 30%, 아마존의 그 수치는 27%입니다. 물론 아마존은 이 수치를 부정하고 있습니다만, Tabs Analytics는 자신들의 분석이 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월마트가 생필품/신선 식품 시장(grocery market)에서 성공하고 있다면 그 핵심 비결은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입니다. Curbside Pickup은 모바일/온라인을 상품을 주문 한 후 지정된 장소, 대부분 월마트 스토어의 주차장 또는 지역의 공영 주차장에서 주문한 상품을 픽업하는 방식입니다. 유럽의 이른바 10분 배송 스타트업은 대부분 Curbside Pickup 방식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 판단은 10분 배송 스타트업은 아마존의 주요 인수 대상입니다.)
월마트가 Curbside Pickup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15년입니다. 이 때는 월마트 스토어 주차장에서만 가능했던 서비스입니다. 조사 기업 Cowen & Company에 따르면 월마트의 고객 중 11%에서 13%가 Curbside Pickup 서비스를 경험했습니다. 요약하면 앞으로 생필품/신선 제품 배송 서비스에서는 월마트가 쉽게 아마존에 뒤쳐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CIRP 조사에 따르면, 월마트.com에서 생필품/신선 식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1년에 평균 1,900 달러를 구매에 지불합니다. (참고로 미국의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1년에 3,000달러를 지출합니다.) 이는 생필품/신선 식품을 구매하지 않는 Walmart.com 고객의 1년 지출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월마트의 성장, 지속 가능성은?
월마트의 2020년 이커머스 매출은 전년대비 79% 성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월마트는 최소한 미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eMarket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월마트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5.3%에서 2021년에는 6.7%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월마트는 2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1위 아마존과의 격차는 (여전히) 너무나 큽니다. 21년도 아마존의 시장점유율 예상치는 39.8%로 20년대비 1.1% 성장한 규모입니다. 다시 말해 월마트의 성장은 아마존의 시장을 빼앗고 있는 것이 아니라 3, 4위 기업 등 작은 경쟁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는 꼴입니다.
심지어 월마트 오프라인 매출과 온라인 매출의 합산 수치도 2021년 아마존 매출액에 추월 당할 수도 있습니다.

엄정하게 이야기하면 월마트는 이제야 비로소 아마존과 경쟁이라도 할 수 있는 준비를 끝낸 것입니다. 이를 위해 월마트는 자존심을 버리고 아마존의 성공 요인을 배꼈습니다. 그리고 Curbside Pickup처럼 오프라인 스토어의 장점을 확실하게 살렸습니다. 월마트가 아마존과 계속 경쟁하기 위해선 지난 2년 동안 보여준 혁신의 속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한국 전통 리테일 기업도 월마트의 귀환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1) 아마존 성공 모델을 따라하기, (2) 이를 위한 인적 쇄신, (3) 늦은 만큼 혁신의 속도를 최대한 끌어 올리기 등이 월마트의 귀환에서 배울 수 있는 점입니다.
아마존(Amazon)은 Exciting f(R)에 포함된 기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