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와 Web3 바람이 불면서 전통 기업을 대상으로 관련 강좌와 컨설팅 판매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시행착오를 강조하며 NFT 구매 또는 발행 경험이 강조됩니다. 이는 NFT로 대표되는 미래 인터넷을 잘못 이해하는 방식입니다. 이 글은 NFT를 이해하는 잘못된 방법과 좋은 방법을 소개하면서 (디지털) 기술 진화를 이해하는 유의미한 방법을 담고 있습니다.

세 줄 요약

  • 테슬라는 산업혁명의 상징인 컨베이어 벨트를 생산공정에서 없애고 무인운반차량(AGV)을 도입하여 생산공정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100년만에 발생한 거대한 혁신입니다.
  • 스냅쳇은 True Size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AR 쇼핑 서비스를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실험하고 있습니다. AR 쇼핑 서비스는 이커머스의 반송 비율을 크게 낮추고 있습니다.
  • NFT, Web3 또는 메타버스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허물고 이를 통해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이는 인간 욕망을 채우는 일 중 많은 부분이 가상 공간에서 이루어질 때 가능합니다.

메타의 NFT 실험

메타 대표 마크 저커버그 그리고 인스타그램 아담 모세리는 "인스타그램을 NFT와 연결하는 접점"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저커버그는 아직까지 NFT 등 Web3 기술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지지만 실험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저커버그는 아래 영상-34분 11초 시작-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번역과 강조는 제가 했습니다. 단순화하면 시행착오를 통해 배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인스타그램에 NFT를 도입하는) 이번 일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건 우리 메타가 가고자 하는 길에서 행하는 실험(test)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방향이 세계와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도움이 되는 매우 중요한 기술적 방향이라고 우리가 믿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항상 믿고 있는 바는, 무언가가 (곧) 중요해진다고 당신이 생각한다면 그것을 시작할 방법을 찾아보라는 것입니다(This is just step one. I mean, it's a test on the path towards where we want to go. But fundamentally, we believe that this is going to be an important technological direction for the world and for the work that we're doing. I always believe that if you think that something is going to be important, find a way to start working on it).

기업 메타와 저커버그에게 시행착오는 매우 적절한 접근방식입니다. 메타버스에 올인(All-in)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메타는 NFT 및 Web3 또한 메타버스 프레임안에 담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커버그는 메타버스를 모바일 인터넷 이후의 인터넷 다시 말해 the next internet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메타버스 = (3D) 가상 세계'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저커버그와 기업 메타에게 곤혼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그리고 왓츠앱을 가상 공간으로 옮겨 놓은 것이 메타버스다'라는 인식도 다수입니다. 이러한 서비스 구조는 이른바 탈중앙화를 주장(!)하는 Web3와 정면배치됩니다.

복수의 정부로부터 독과점 비판을 받고 있는 기업 메타 입장에서 '단독 플레이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일은 매우 시급한 과제입니다. 미래의 인터넷을 실현하기 위해 '팀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메타는 인스타그램에 NFT 도입을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저커버그는 이것을 '하나의 실험'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메타는 왜 DAO가 아닌 NFT를 실험 대상으로 선정했을까요?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 Web3 연결 인터페이스 하나를 구현하려고 합니다. 바로 NFT 프로필 이미지(NPP: NFT Profile Picture)입니다. NPP는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과 어렵지 않게 실현이 가능합니다. 트위터는 트위터는 이미 2021년부터 NPP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NPP 도입을 위해 디자인이나 서비스 구조를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 프로필 이미지를 NFT 장식품으로 꾸미는 매우 단순한 작업을 시작하면서 1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통해 그 의미를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커버그는 이 인터뷰에서 메타버스 개념에 NFT와 Web3를 추가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습니다.

NFT를 이해하는 잘못된 방법

복수 브랜드가 NFT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때 사용하는 마케팅 표현은 '실험을 통해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다'입니다. 아래 영상에서 NFT를 적극 실험하고 있는 구찌(Gucci)와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케링(Kering) 대표 프랑수아 앙리 피노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기다리며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시도를 통해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instead of saying wait and see ...  let's try and learn).

피노 대표가 말하는 시행착오를 통한 배움은 저커버그 주장과 유사합니다. 물론 인스타그램 NFT 실험은 기업 메타의 수준을 고려한다면 매우 소극적인 태도이며, 테크 기업이 아닌 구찌와 발렌시아가의 NFT 실험은 용기있는 행동입니다.

기업이 Web3 또는 메타버스를 적극 실험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실속없는 마케팅 장사가 넘쳐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메타버스와 Web3는 전통 기업이 이른바 '테크 기업'으로 브랜딩하기에 제격입니다. 거품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Web3 또는 메타버스는 아직까지 초기 중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그 누구도 미래의 인터넷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또는 미래의 인터넷을 어떻게 만들어야할지 아직 알고 있지 않습니다. 현존하는 Web3 서비스 중 절대다수는 (한 번쯤 상상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니 프로토타입 수준에도 못미치는 경우가 절대 다수입니다. 메타버스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제페토 이용자 99.9%는 메타버스라는 맥락에서 제페토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제페토가 메타버스가 아니어도 이용자 99.9%는 제페토를 계속 이용할 것입니다. 제페토가 모바일 인터넷을 넘어서는 미래 인터넷의 모습이라는 주장은 (미안하지만) X소리입니다.

(전통)기업에게 "여러분이 Web3를 이해하고 싶다면, 실험해 보세요. NFT를 한번 민팅해 보세요. NFT를 구매해 보면 어떨까요? 그럼 여러분은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NFT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강연 또는 컨설팅 마케팅 구호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매우 좋은 충고와 조언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이는 X소리입니다. NFT가 잘못된 개념 또는 아이디어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NFT 구매 또는 민팅을 통해 기업이 얻을 수 있는 배움은 (아직까지)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위의 마케팅 구호를 따른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다시말해 2022년 NFT를 구매하는 경험을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행동을 하시면 됩니다.

  1. 수 많은 블록체인 중에 하나의 블록체인을 선택합니다. 각 블록체인의 차이점과 특징을 이해하는 일은 간단치 않습니다. 읽어야 하는 관련 자료가 많습니다. 차이점과 특징을 무시하고 그 중 인기있는 블록체인 하나를 선택합니다.
  2. 선택한 블록체인에서 작동하는 지갑(월렛)을 설치합니다(선택한 월렛을 통한 거래가 국세청에 신고되는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3. Opensea같은 NFT 마켓플레이스 또는 독립 NFT 거래소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4. 선택한 거래소를 살펴보면서 절대다수 NFT의 가격은 (아직까지) 가상/상상 가치에 연결되어 있으며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가격이 널뛰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5. 선택한 거래소에서 마음에 드는 NFT 하나를 구매합니다.
  6. 이 때 NFT 거래소 대부분은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7. 이제 구매한 NFT를 자신의 월렛에 담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월렛이 해킹/도난되지 않나 계속해서 살펴봅니다. 크고 작은 NFT 해킹/도난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8. 이 NFT를 가지고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만) 해보세요.

개인의 경우 한번의 NFT 구매 경험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이 직접 나서 현재 수준의 NFT를 구매해 보는 경험은 컨설팅 없이도 가능하며 큰 의미가 없습니다.

NFT를 구매하는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NFT는 아직까지(!) 매우 복잡하고 지나치게 비싸며 과한 수수료를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NFT는 아직까지 특별한 사용처를 알 수 없는 (초기) 기술에 불과합니다.

(한국 기업이 아닌) 다수의 기업이 유사한 경험을 2022년이 아닌 1980년에도 했습니다. 컴퓨터 싱클레어(Sinclair) ZX80을 구매하는 행위는 당시 사이버스페이스를 이해하는 것으로 마케팅되었기 때문입니다.

싱클레어 ZX80의 RAM과 ROM 크기는 각각 1KB와 4KB였고(오타가 아닙니다!) 사운드 기능도 없었습니다. 이 수준의 컴퓨터로 사이버스페이스를 과연 이해할 수 있었을까요?

앞으로 놀라운 속도로 NFT 관련 기술과 쓰임새는 발전하겠지만, 2022년의 NFT는 1980년 싱클레어 ZX80 수준과 비교 가능합니다.

NFT, Web3 그리고 메타버스 옹호론자와 마케터는 마치 확실하게 분류할 수 있는 관련 서비스나 상품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주장합니다. 이러한 주장이 넘처나면 시장의 실망감도 함께 증가하게 됩니다.

거품이 존재한다고 해서 NFT 또는 Web3라는 기술 개념이 가지고 있는 근본 아이디어의 유효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Web3와 NFT의 잠재력은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웹3 및 NFT 낙관론: 코드에 역사를 담다
22년 5월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NFT Sales Are Flatlining(NFT 거래 급감이후 바닥 지속)”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NFT 거래 급감 현상을 분석했습니다. 이 글의 부제는 거래량 급감은 NFT 종말의 시작을 의미하는가(Is this the beginning of the end of NFTs)?입니다. WSJ답게 이 부제를 뒷받침할 근거도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NFT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

개인적으로 NFT 구매 경험이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답하겠습니다.

  1.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큰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생각-이를 흔히 투기라고 칭합니다-이 있다면 NFT 구매는 나쁘지 않습니다.
  2. 특정 DAO 프로젝트나 Web3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거나 참여하고 있다면 NFT 구매는 피할 수 없습니다.
  3. 장난삼아 NFT 구매를 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이유가 아니라면 NFT 구매는 필요 없습니다.

NFT를 이해하기 위해선 NFT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더 발전해야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개별 기업은 이 발전 방향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NFT의 쓸모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NFT는 디지털 세계가 아날로그 세계와 비교할 때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단점 중 두 가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념입니다. 바로 진짜라는 속성(authenticity)과 희소성(scarcity)입니다.

책상 비유를 들겠습니다. 아날로그 책상 또는 물리적인 책상의 특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 한 개의 책상이 당신 앞에 있습니다. 당신은 이 책상에 대한 모든 선택권을 가지고 있는 소유자입니다.
  • 이 (아날로그) 책상을 사무실에 배치할지 또는 집에 놓을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집에 놓는다면 이를 거실에 둘지 또는 어떤 방에 위치시킬지도 당신이 결정합니다.
  • 책상에는 몇 개의 의자를 놓을까요? 그리고 이 의자에는 누가 앉을까요? 당신이 결정할 일입니다.

여기까지의 특성은 이 (아날로그) 책상을 똑같이 모사한 디지털 책상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아날로그) 책상은 똑 같은 모양의 다른 (아날로그) 책상과 구별됩니다. 그러나 디지털 책상은 동일한 크기와 모양의 다른 디지털 책상과 구별되지 않습니다. 이 (아날로그) 책상은 세상에 단 하나 존재합니다. 디지털 책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렇게 디지털 책상이 지금까지 갖지 못하고 있는 진짜와 희소성이라는 두 가지 특징을 갖도록 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나온 기술 아이디어가 NFT입니다. NFT 기본 속성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NFT 잠재력 분석: 공정한 가격은 없다
NFT 열기가 뜨겁습니다. NFT의 성장 잠재력과 그 발전 방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NFT 특성에 대한 (풍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NFT 세계에 과장 및 사기가 함께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NFT 사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NFT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절실합니다. 이 글이 탄생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또한 이 글에 소개되는 두 개의 서비스 사례-Royal과

디지털 재화가 아날로그 재화의 특성을 가지는 것은 디지털화(digitalization)의 발전 방향입니다. 그 과정에서 디지털화 또는 디지털 기술의 진화는 아날로그 세계가 가지고 있지 못한 거대한 경제적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을 크게 낮추는 장점입니다.

인터넷은 공급과 수요가 만나 시장을 형성하는데 발생하는 비용인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을 빠르게 제거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숙소를 찾는 수요가 어렵지 않게 공급을 만날 수 있다. 우버 역시 이동 수요와 운전자 공급을 가장 낮은 거래비용으로 조직한다(강정수, 2017년 슬로우뉴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경제의 좌표 - 슬로우뉴스
‘4차 산업혁명’이란 유령이 한국 공공기관, 언론 그리고 정치권을 사로잡고 있다. 디지털 혁명, 인터넷 혁명, 인공지능 혁명 등 다양한 기표들의 잔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사회 아니 인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혁명 시기’를 과연 통과하고 있을까?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메커니즘은 무엇일까? 이 혁명의 끝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사과 씨가 사과나무로 이어지듯 기술 진보는 자연스럽게 사회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는 디지털 기술로서 NFT

거래비용을 낮추거나 제로(0)로 만드는 일은 디지털 경제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 스냅쳇(snapchat)은 2022년 5월 True Size라는 불리는 AR 기술을 적용한 AR 쇼핑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카메라로 이용자의 신체 또는 신체 일부의 크기를 정확하게 실사하고 있기에 이용자는 스마트폰에서 다양한 제품을 선택하여 '나에게 어울리는지'를 보다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커머스의 반송 비율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반송 비용 또한 거래 비용에 속합니다.
  • 1913년 헨리 포드는 당시 광산에 사용되고 있던 컨베이어 벨트(conveyor belt)를 처음으로 자동차 조립라인(assembly line)에 도입하면서 모델-T의 신화와 함께 대량생산 시대를 엽니다.
  • 지금까지 모든 자동차 생산은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합니다. 컨베이어 벨트를 둘러싼 작업 공간 중 특정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컨베이어 벨트는 멈춥니다. 또한 소나타와 제네시스 G80에 다른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합니다. 따라서 소나타 조립라인에서 제네시스 G80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조립라인을 완전히 변경해야 합니다.
  •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공장을 완전 무인화하려고 시도했으나 큰 실패를 경험합니다. 이 때 컨베이어 벨트를 없앨 수 없을까라는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 테슬라는 서로가 연결된 벨트(belt)를 걷어내고 조립할 개별 차량을 올려놓고 소프트웨어로 움직임을 제어하는 무인운반차량(Automated Guided Vehicle)을 도입했습니다. 초기 무인운반차량(AGV)는 배터리 팩을 옮기거나 조립라인에 필요한 부품을 옮기는 용도로 도입되었습니다. 이를 최근 컨베이어 벨트를 대신하는 수준으로 발전시켰습니다.
  • 이론적으로(!) 테슬라 조립라인은 오늘 모델 3를 생산하는 라인에서 내일 모델 S의 생산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유연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조립라인 중 한 곳에서 지체가 발생해도 전체가 멈추는 일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동일 공장 공간에서 더 많은 차량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에 100여년 지속되어온 컨베이어 벨트를 소프트웨어로 제어되는 무인운반차량으로 대체했습니다. 이러한 생산 공정(manufacturing process) 혁신은 거대한 경제적 효율성 증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NFT는 어떻게 경제적 효율성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까요? NFT를 대중화하기 위해선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NFT를 비롯한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문제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막대한 전기 에너지를 사용해서는 기술의 지속가능성은 보장될 수 없습니다.
  • VR을 비롯 가상 세계 또한 전기 에너지 효율성을 극단적으로 높여야 합니다.
  • 다음 인터넷(the next internet)은 아날로그 시대의 과잉 생산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갖고 싶은 것을 최대한 많이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갖고 싶은 것 대부분을 가상 세계에서 소비하고 그리고 자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자랑질은 컴퓨터 코드로도 가능해야 합니다. 인간의 욕망은 컴퓨터 코드로도 채워질 수 있어야 합니다.
  • NFT는 아날로그 재화 다음으로 좋은 재화여야 합니다. NFT로 연결된 디지털 스니커즈는 아날로그 스니커즈만큼 소유자의 사회적 지위(social status)를 드높일 수 있어야 합니다.
  • NFT로 표현된 Boss 정장은 아날로그 정장처럼 욕망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 이 때 비로소 아날로그 재화의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 문제는 해결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 그렇다고 현실 경제 규모가 축소될까요? 아닙니다. NFT를 품은 디지털 경제는 경제 전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축이 될 것입니다.

문자메시지(SMS)를 이해하는 잘못된 방법

2004년에 만들어진 아래 영상을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미국 Sprint 통신사의 혁신(!) 기술인 T-9 서비스-9개의 키 버튼으로 문자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는 서비스-을 재치있게 다룬 영상입니다.

2004년 (미국에서) 문자메시지는 (지금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새롭고 쿨했습니다. 그러나 위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매우 복잡하고 이용하다보면 짜증이 나고 그리고 매우 비쌌습니다. 때문에 쓸모가 작았습니다.

미래의 입장에서 볼 때 현재는 (때론) '그지같은' 수준입니다. 위 영상에서 담겨있는 대부분의 표현과 서비스 특징은 현재 의미가 없습니다.

  • 문자메시지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은 현재 거의 없습니다. '톡', '톡해'가 이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 통신사의 (통신망) 문자메시지를 이용하기 보다는 인터넷 망에서 다양한 유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 160자 등 글자 수 제한은 없습니다.
  • 2004년 문자메시지를 이용할 수 있는 휴대폰과 지금의 스마트폰은 질적으로 다릅니다.
  • '자동 완성 텍스트' 또한 질적으로 다른 기술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위 영상이 담아내고 있는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 문화는 이를 '톡'이라고 칭하든 아니든 세계인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2004년 문자메시지에 대한 위의 영상은 2022년 암호화폐 또는 NFT로 그 대상을 바꾸어 제작될 수 있습니다.

만약 NFT가 앞으로 18년 동안 문자메시지가 지난 18년 동안 발전해 온 것과 유사한 궤도를 그리며 발전한다면, 2022년을 살아가는 그 누구도 NFT가 18년 이후 어떤 모습으로 일상에 자리 잡을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NFT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울 수 있습니다. NFT의 작동 방식은 큰 변화를 겪을 것입니다. NFT의 인터페이스는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기계에 존재할 가능성이 큽니다.

흥미로운 DAO 프로젝트가 많습니다. Packy McCormick이 운영하는 Web3 전문 미디어 Not Boring에서 관련 프로젝트와 실험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와 실험 대부분은 가설에 기반한 시뮬레이션입니다. 'If A, then ?'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 시뮬레이션은 현실의 큰 돈을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Packy는 Web3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Web3는) 복잡한 경제 시뮬레이션입니다, 이 시뮬레이션은 현실 인간과 현실 돈을 가지고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complexity economics simulation played out with real human agents and real money).
Web3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계적이고 현실 돈을 움직이는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시뮬레이션이자 디지털 실험실입니다(web3 is a global, real-money economic and social simulation, a digital laboratory for complex problems).
The Laboratory for Complex Problems
web3 as a simulation

시뮬레이션으로서 Web3는 풍부한 영감과 흥미를 우리에게 선사하지만 큰 실망감도 동반합니다. 때문에 한 번 테스트로 NFT 및 Web3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깊이있는 연구와 체계적인 배움 그리고 이에 맞는 투자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