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최고점을 기록했던 공항 리테일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았으나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매우 더디지만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팬데믹 이전과 이후 공항 리테일은 어떤 변화를 겪게될까요? 단기적 변화에서 중장기적 변화까지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아마존/쿠팡/네이버에 더욱 익숙해진 고객들에게 공항 면세점 전략은 어떻게 되어야하는가니다. 두 번째는 아마존이 공항 면세점에 관심을 갖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은 공항에서도 배달 음식이 인기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공항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공항 에디션이 중요

2010년 전후하여 저가항공 공급이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동시에 면세점, 공항 식당가의 매출도 동반 상승했습니다. 2018년 Estée Lauder와 Gucci의 경우 공항 면세점 매출이 백화점 매출을 초과하는 수준이었습니다.

Forget the Mall, Shoppers Are Buying Gucci at Airports
Makers of luxury goods from liquor to perfume think they have found the antidote to the fading American shopping mall: airport terminals.

그러나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코로나 팬데믹은 공항 리테일을 붕괴시켰습니다. 세계적으로 볼 때 2020년 공항 리테일 매출은 66% 감소했습니다. 백신 초기 접종이 빠르게 진행된 미국의 경우 공항 여행객 규모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1년 6월 11일 기준 미국의 하루 비행기 여행객 규모는 2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2019년 같은 날 대비 74% 수준입니다. 델타 변이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미국 항공 여행객 규모는 아래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2019년 대비 70% 수준은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공항 리테일 매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국제) 항공 여행 시장이 언제쯤 개선될지 확언할 수 없지만 2022년에는 미국과 유사한 수준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출처: TAS

주의할 점은 공항을 다시 찾은 고객이 과거의 고객과 다른 점입니다.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이커머스에 보다 친숙해졌습니다. 이들은 이미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거나 쿠팡 또는 네이버에서 쇼핑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쉽게 가격비교를 합니다. 이는 면세점이 가진 매력 중 하나인 가격 할인(Deal)이 효과를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상품 다수는 지인 선물 또는 자신 스스로에 대한 선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구매 결정에 있어서 즉흥성이 강하다고 추론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면세점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즉흥성은 가격 저항감을 누르고 구매로 이어지는 주요 매개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이커머스는 주요 고객에게 가격 민감성 또는 가격 탄력성을 다시 강하게 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블랙 프라이데이, 아마존 프라임데이, 광군제에 선물을 구매하는 습관이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가격 정책만으로 면세점 매출을 극대화하는데 한계가 존재합니다. 여기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이른바 공항 에디션(travel-only)입니다. 공항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아티템이죠. 공항 에디션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존재했던 흐름입니다. 공항 에디션이 코로나를 거치면서 브랜드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Lindt, Nestlé, Ray Ban, Jim Beam, Nuxe 등이 2021년 공항 여행객을 위한 특별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가격할인(Deal)이 아닌 공항 에디션 중심으로 면세점 전략을 업데이트해야할 시기입니다. 한국에서 해외 여행이 다시 본격화될 시점도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공항 면세점을 노리는 아마존 Go 서비스

2020년 3월 아마존은 아마존 Go 기술-일명 Just Walk Out-을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처럼 외부 기업에게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Amazon launches business selling automated checkout to retailers
Amazon.com Inc on Monday is set to announce a new business line selling the technology behind its cashier-less convenience stores to other retailers, the company told Reuters.

첫 번째 고객은 면세점 운영기업입니다. 미국의 OTG, 스위스의 Hudson이 아마존 Go 기술 - Just Walk Out -을 사용하는 계약을 맺고 관련 면세점 런칭을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Airport retailer OTG will use Amazon’s cashierless technology starting next week – TechCrunch
Earlier this week, Amazon announced it will now sell its cashierless technology, dubbed “Just Walk Out,” to other retailers. Today, airport hospitality group OTG, which operates more than 350 restaurants and retail locations in North American airports, revealed it will be one of the fir…
Hudson Creates New Store Concept Around Amazon’s ‘Just Walk Out’ Technology
A trial of the contactless shopping format at Dallas Love Field Airport could lead to a much wider rollout.

면세점 운영 기업이 아마존 Go 등 기술 투자를 하는데는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OTG와 Hudson 또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큰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Hudson은 2020년 매출이 74.4% 감소했습니다. OTG는 아직 상장하지 않은 기업이라 손실액을 추정하긴 어렵지만, OTG 뉴욕과 뉴저지 공항 면세점에서만 2020년 1,200명이 해고되었습니다. 이렇게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OTG와 Hudson이 Just Walk Out 기술에 투자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추론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환호 효과입니다. Just Walk Out은 현재 한국 대형 마트 등에 도입된 셀프 계산보다 진화된 기술입니다. 출국 및 환승 시간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Just Walk Out 기술은 짧은 구매 소요 시간을 홍보할 것입니다. 특히 면세점이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이 몰릴 경우 고객은 Just Walk Out 방식을 채택한 면세점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노동비용 절감입니다. Just Walk Out 기술이 적용되어도 이 기술에 익숙하지 못한 고객을 지원하거나 제품을 소개 및 운반하는 사람 등이 면세점에는 계속 인간 노동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일부 계산대 노동력을 절감해도 비용효과는 작지 않습니다. 공항 면세점 직원의 인건비 뿐 아니라 관련 부대 비용은 비 공항 상점 대비 높습니다. 보안 점검, 보안 교육, 출퇴근 거리, 근무 시간 등의 조건으로 노동비용이 높습니다.

아마존은 Whole Foods처럼 Hudson 및 OTG를 인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항 면세점 사업은 일반 리테일보다 복잡합니다. 정기적으로 면세점 사업권 응찰에 참여해야 하며, 공항 내 물류는 보안 등 다양한 장애 요소가 있습니다. 아직까지 아마존이 인수를 통해 공항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전혀 없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아마존 입장에서 볼 때 현재로서는 협업이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보다 효과적입니다. Just Walk Out 기술을 AWS처럼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공항이라고 하는 감성적 공간에서 선진 기술의 효과를 홍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항에서 배달 음식이 인기?

공항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가 등장한 해는 2014년입니다. 작은 스타트업이 등장하여 미국 및 캐나다 공항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공항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닙니다. AtYourGate 같은 서비스가 살아남은 수준입니다. Uber Eats의 경우 코로나 이전 시기인 2019년 캐나다 토론토 공항 내부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토론토 공항 외 다른 공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항 음식 배달 서비스의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관련 투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항내 음식 배달은 크게 두 가지 방식입니다. 첫 번째 방식은 특정 장소에 음식을 배달하고 주문자가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이 장소로는 음식 뿐 아니라 면세점 구매 물품도 배달됩니다. 대표적인 서비서는 Servy입니다. Servy는 미국, 유럽, 아시아의 60개 공항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Dubai Airports and Servy launch DXB&more
Dubai Airports and hospitality IT specialist Servy, have launched DXB&more, an ordering service that does not require users to download an app

두 번째 방식은 탑승 게이트로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입니다. AtYourGate가 여기에 속합니다. 또한 L.A. 공항에는 Breeze라는 고스트키친 서비스도 탑승 게이트로 음식을 배달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시기, 과연 공항 내 배달음식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저도 다소 회의적입니다만 그건 제 공항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JFK 또는 애틀란타 공항 등 탑승객 및 환승객 밀도가 매우 높은 공항에서 대면 접촉을 피하고자 하는 소비자 필요를 아직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두 가지 고객군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입니다. 공항에서 아이와 함께 식당으로 이동하는 일은 간단치 않은 일입니다. 이 고객군은 배달 음식을 선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집단은 공항 직원 또는 항공사 직원입니다. 시간 압박에 시달리는 이들은 편하게 식당을 찾아 식사할 시간 여유가 많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예약된 시간에 정확히 도착하는 배달 음식은 장점이 있습니다.

이 두 경우를 제외한다면, 저가 항공을 이용하는 고객이 비행기 안으로 배달 음식을 가져가는 경우도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 경우를 생각해도 과연 공항 내 배달음식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일지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앞서 (1) 면세점의 공항 에디션, (2) Just Walk Out 기술 서비스 고객을 공항 면세점에서 찾고 있는 아마존을 소개했습니다. (3) 공항 내 배달 음식까지 이 세가지 흐름이 공항 리테일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민 이후 공항 리테일에도 이전과 다른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2년이면 이를 직접 확일할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