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진영과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른바 빅테크 진영은 서로 분리된 영토에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경계선이 붕괴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스스로가 해결책일 수 있는 문제를 (먼저) 찾고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며 성장해 왔습니다. 이 해결책이 쌓여 지금의 암호화폐 생태계를 구성했다면, 이제 암호화폐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또는 투기) 열풍을 제외하더라도 암호화폐 기술은 다양한 영역에서 유용성을 확보하기 시작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술적으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기술)의 더 큰 확산 및 대중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미 대중화된 서비스인 소셜 미디어 서비스와의 결합이 필요합니다. 틱톡에 이어서 트위터(twitter), 레딧(Reddit) 그리고 페이트리온(Patreon)이 암호화폐와의 결합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세가지 사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NFT와 결합하는 새로운 서비스 구조로 진화
트위터 CEO 잭 도시(Jack Dorsey)는 잘 아려진 비트코인 (그리고 NFT) 팬입니다. 잭 도시의 트위터 공식 계정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공간-bio-에는 딱 하나의 단어가 적혀 있습니다. 바로 #bitcoin입니다.

그의 의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트위터가 탈중앙화 기술에 관심을 표현한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트위터가 내부에 암호화폐 담당부서를 신설하며 암호화폐 기술과 트위터 서비스의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2021년 11월 이 처음입니다. 이번에 트위터가 서비스 기능으로 도입하기로 한 것은 NFT입니다.

트위터가 NFT 기능을 내재화하기 위해서는 트위터 서비스 구조(architecture)가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빠른 시간내로 NFT 기능이 도입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트위터의 중장기적 진화 방향은 명확해 보입니다.
트위터의 중장기적 진화 방향이 마스토돈(Mastodon) 과 같은 탈중앙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트위터가 탈중앙화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애써 구축해온 트위터 소셜 그래프에 대한 지배권한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소셜 그래프 포기는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광고 비즈니스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장 회사인 트위터 굳이 이러한 선택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트위터는 NFT를 결합하는 수준에서 암호화폐 기술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레딧: 이더리움, NFT 그리고 솔라나
레딧의 DAU는 5,200만, MAU는 4억 3천만인 세계 최대 규모의 소셜 커뮤니티입니다. 레딧의 21년 8월 기준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이며 레딧은 2022년 기업공개(IPO)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레딧 트래픽의 47.82%는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영국, 캐나다, 호주 그리고 독일에서 레딧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레딧 커뮤니티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카르마(karma)라고 하는 레딧 포인트가 놓여 있습니다. 특정 이용자의 포스트와 댓글에서 업보트(upvotes)을 많이 얻을 수록 이 이용자의 카르마(karma)는 증가합니다. 레딧은 이 카르마 포이트를 이더리움 기반으로 전환하려 합니다. 또한 레딧은 NFT 플랫폼 도입 준비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레딧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알렉시스 오하니언(Alexis Ohanian)은 최근 솔라나(Solana) 기반의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 1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솔라나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1분 당 거래 회수(TPS: transaction per second)입니다. 때문에 솔라나와 NFT의 조합 가능성과 그 실용성은 매우 높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솔라나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래 블록체인의 진화: 틱톡과 만난 솔라나와 오디어스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요약하면 레딧뿐 아니라 레딧 공동 동 창업자가 동시에 암호화폐 진영과 결합하기 시작했다입니다.


페이트리온(Patreon): NFT와 창작자 경제
페이트리온은 유튜버, 웹코믹 작가, 팟케스터, 작곡가 등에게 정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주요한 한 축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페이트리온에서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는 21만 명 수준이며 6백만 명-중복 포함- 이상이 정기 후원자로 크리에이터에게 구독료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페이트리온은 2018년에는 (유료) 뉴스레터, (유료) 팟케스트, (유료) 온라인 강좌 등을 제공하는 멤버풀(Memberful)을 인수했습니다.

페이트리온 대표이자 공동 창업자인 잭 콩트(Jack Conte)은 21년 11월초 크리에이터 보상 체계로 복수의 암호화폐와 NFT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크레이이터와 팬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트리온이 NFT를 도입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고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판단입니다. 이미 페이트리온에서 크리에이터는 (자체 발행한) 코인을 팬들에게 선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총평: 두 세계의 융합을 가능하게 하는 NFT
암호화폐 진영과 (전통) 소셜 서비스 진영의 융합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융합에 속도가 붙은 배경에는 NFT가 있습니다. 앞서 트위터 경우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두 진영 또는 두 세계의 융합은 (전통) 소셜 서비스 진영이 탈중앙화 구조를 수용하는 방향은 아닙니다. NFT는 그 응용 서비스의 탈중앙화를 전제조건으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NFT를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다양할 수 있습니다. 이는 NFT의 수용성이 매우 높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NFT를 적용하는 서비스의 수는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아마 기업 메타(Meta) 또한 NFT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적용하는 기능을 선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