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와 JD.com이 지배했던 중국 이커머스 시장에 2015년 해성처럼 등장한 핀둬둬(Pinduoduo)는 마침내 2020년 알리바바와 어깨를 견주는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연간 적극 구매자(annual active buyers) 기준으로 볼 때, 핀둬둬-7억 8,840만 명-는 2020년 알라비바-7억 7,900만 명-를 넘어섰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실적에도 불구하고 한 때 200달러를 넘어섰던 핀둬둬의 주가는 중국 정부의 중국 테크 기업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2021년 8월 기준 8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1년 3월 17일 핀둬둬 창업가 황정(Huang Zheng 황쪙)이 대표직에서 갑자기 물러나면서 앞으로 핀둬둬가 알리바바를 넘어서는 이커머스 기업으로 과연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제프 베조스가 없는 아마존처럼 황정이 없는 핀둬둬가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해 핀둬둬의 성장 요인 또는 핵심 경쟁력을 (재)검토하고자 합니다. 핀둬둬 주가 전망은 마지막에 담았습니다.

초기 성공 용인과 성장 요인을 분리해서 살펴보기

핀둬둬의 초기 성공 요인에 대한 분석은 이미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T Times가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소셜커머스의 약점을 소셜미디어로 뒤집은 핀둬둬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의 중국 전자상거래 양강 체제를 뒤흔들고 있는 무서운 후발주자 핀둬둬. \

T Times는 4개로 핀둬둬의 성공 요인을 정리하고 있습니다(4가지 요인에 부가 설명을 추가했습니다).

  1. 소셜커머스의 약점을 소셜미디어로 극복했다: 그룹폰(Groupon)처럼 공동구매 조건을 맞추기 위해 사람이 모일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핀둬둬에서 구매 희망자는 위쳇(WeChat)을 통해 공동 구매자를 적극 모집합니다. 핀둬둬에는 바이럴 효과가 기본 요소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2. 틈새 노려 주류가 됐다: 알리바바와 JD.com과 달리 핀둬둬의 초기 시장은 인구 300만 명 미만의 중소 도시였습니다. 특히 타켓 이용자를 중소 도시 40대 여성으로 설정한 것도 유효했습니다. 이들은 누구보다 가격 민감성/탄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핀둬둬는 중간 상인을 대폭 걷어내고 공동 구매까지 더하면서 (가장) 낮은 가격이라는 장점을 중소도시 40대 여성에게 제공했습니다. 가격을 낮춘 방식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중소 도시에서 시작한 핀둬둬는 빠르게 대도시로 시장을 넓혔습니다. 핀둬둬의 2020년 매출(GMV)에서 대도시가 차지하는 비율은 50%까지 상승했습니다. 중국 대도시 이용자는 평균 이용자 대비 3.2배 많은 구매 지출을 합니다. 핀둬둬가 이른바 tier 1 도시 고객확보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3. 플라이휠을 1개 아닌 2개를 돌린다: 아마존의 플라이휠 이후 플라이휠은 이커머스 성장 전략을 설명하는 유효한 프레임워크(framework)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핀둬둬는 공동 구매 또는 가격이라는 휠과 게임화(gamification) 또는 재미라는 두 개의 휠을 작동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핀둬둬의 중독성이 얼마나 강한지는 Wired에 소개된 중국 내몽고에 거주하는 46세 여성의 목소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는 핀둬둬 앱을 많이/자주 이용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어요. 핀둬둬에는 정말 많은 딜(deal)이 있어요, 이 딜에 제 모든 시간과 돈을 쓰고 싶을 정도랍니다(I have to be careful not to use this app too much. It has so many deals that I want to spend all my time and money on it).” 후술하겠습니다만 핀둬둬의 매력적인 딜은 핀둬둬의 뛰어난 추천 알고리즘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4. 수요를 모아 제조 브랜드를 키운다: 실력있는 OEM 기업을 발굴해 자체 브랜드 상품을 개발하도록 핀둬둬가 도와주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반격 Taobao Deals, 성공이 동시에 위협이 되는 사례

여기까지는 핀둬둬의 (초기) 성공요인 분석입니다. 위의 설명으로 제한하면 알리바바 또는 다른 스타트업이 핀둬둬를 모방 못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실제 알리바바는 Taobao Deals라는 유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Taobao Deals는 2020년 1억 명의 이용자를 모으는데 성공했습니다. Taobao Deals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알리바바가 중국 규제당국의 눈치를 보며 핀둬둬처럼 위쳇(WeChat)을 통해 Taobao Deals의 공동구매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입장에선 경쟁사인 텐센트의 위쳇을 사용하고 싶지 않습니다. 텐센트는 JD.com 그리고 핀둬둬와 함께 반(Anti-) 알리바바 연맹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특히 알리바바 입장에서 고통스러운 점은 위페이(WePay)입니다. 알리바바는 알리페이(AliPay)를 강화하기 위해 알리바바 플랫폼에서 위페이 이용을 허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Taotao Deals에서 위페이 이용이 가능합니다. 알리바바가 경쟁 기업 서비스인 위쳇과 위페이를 언제까지 인내할지는  중국 정부의 규제 정책이 완성되고 시장 규칙이 새롭게 세팅된 이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알리바바는 빠르게 성장하는 핀뒤둬에 대한 방어 전략으로 Taobao Deals를 시작했지만 Taobao Deals는 알리바바에게 이제 위협 요인입니다. 쇼핑 플랫폼으로서 위쳇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핀둬둬 비즈니스 모델 분석: 높은 K-Factor로 흑자 전환 눈 앞에

핀둬둬의 뜻은 “Together, More Savings, More Fun”입니다. 핀둬둬는 앱을 통해 일상 필수품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판매합니다. 저렴한 가격은 중간 상인을 최대한 제거했기에 가능합니다. 핀둬둬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면서 중간 상인의 역할을 핀둬둬 스스로가 담당합니다. 때문에 소비자는 딜(Deal)에 참여하여 지인을 적극적으로 초대하면 시가 대비 최대 90%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핀둬둬의 모든 구매는 공동 구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낮은 가격을 유지한다면 핀둬둬는 무엇으로 수익을 내고 있을가요?

핀둬둬의 수익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를 위해 핀둬둬의 2020년 연차보고서(annual report)를 살펴보았습니다. 핀뒤둬의 수익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째는 거래수수료입니다. 그런데 정말 거래수수료 수익은 작습니다. GMV의 0.6%에 불과합니다. 둘 째는 광고 수익입니다. 광고 수익은 핀둬둬 매출의 88%를 차지합니다. 2020년 GMV는 전년도 대비 79% 성장하였고 매출은 67% 성장하였습니다. 핀둬둬의 2020년 광고비 지출은 매출액 대비 73%였습니다.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2019년 광고비 규모가 매출액을 초과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광고비 지출은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여기서 광고비로 구별되는 비용은 대다수 고객 획득(Customer Acquisition) 비용입니다. 핀둬둬의 고객획득 비용은 1인당 2달러로 경쟁사 대비 매우 낮습니다. 이유는 이른바 높은 K-Factor 수치 때문입니다. K-Factor는 광고를 통해 새롭게 획득된 고객이 스스로 새고운 고객을 초대하는 비율입니다. 핀둬둬가 1명의 고객을 광고로 획득했을 때 이 고객이 공동구매 실현을 위해 초대한 고객 중 아직 핀둬둬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이 1명 이상이다면 핀둬둬의 K-Factor는 1보다 큽니다. 이 때 고객 획득을 위한 광고비 지출의 높은 경제성은 확보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날 수록 K-Factor는 낮아질 것입니다. 이미 핀둬둬의 연간 적극 구매자 규모가 7억 8,840만 명입니다. 광고를 통해 새롭게 획득할 수 있는 고객이 중국에서는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핀둬둬의 핵심 비용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이 때 핀둬둬는 흑자로 전환하게 됩니다.

검색창이 없었던 핀둬둬: 이커머스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핀둬둬의 성장이 지속 가능하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핀둬둬가 가지고 있는 USP(Unique Selling Point) 또는 핵심 경쟁력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커머스 플랫폼의 절대 다수가 검색 기반(search-based) 쇼핑 서비스라면 핀둬둬는 피드 기반(feed-based) 쇼핑 서비스입니다. 피드 기반 서비스가 작동한다는 것은 핀둬둬가 높은 수준의 추천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아래 그림은 핀둬둬 스스로 밝힌 경쟁력입니다. 특히 그림 하단의 구매 경로에 대한 이미지를 보십시요.

그룹폰(Groupon)이 음식, 마사지 등 고객이 갖고자 원하는 것("want to have")을 제공했다면, 핀둬둬는 (초기에) 고객이 가져야만 하는 것("need to have")을 제공했습니다. 핀둬둬가 초기 공급한 아이템은 대부분이 채소, 곡물이었습니다. 핀둬둬가 초기에 제공한 아이템-이른바 SKU: Stock Keeping Unit- 수는 20개 미만이었습니다. 핀둬둬는 이용자의 생필품 구매 패턴을 연구하여 추천 알고리즘을 진화시킵니다. 틱톡의 성공 비결이 추천 알고리즘인 점과 유사합니다. 핀둬둬는 생필품 중심으로 판매 아이템을 확장해 왔습니다. 핀둬둬 앱에 검색창이 도입된 해는 2019년 하반기입니다. 피드를 구성하는 또 다른 요소는 Social Graph입니다. 고객 A가 제품 B의 공동구매를 위해 누구와 연결하는지, 고객 A가 제품 C 공동구매를 위해 누구와 함께하는지 등은 고객 A의 구매 패턴을 연구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데이타입니다. 피드를 구성하는 높은 기술력은 결과적으로 핀둬둬에서 사람이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사람을 찾게 만듭니다.

피드 기반 쇼핑 서비스의 장점은 광고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광고 수익은 핀둬둬 매출의 88%를 차지합니다. 대다수가 피드 광고입니다.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은 핀둬둬 유입을 계속해서 확대 및 유지시킵니다. 2019년 데이터에 따르면, 젊은 이용자는 한 달 평균 핀둬둬 앱을 평균 89회 열어 봅니다. 하루에 핀둬둬에 머무는 시간은 무려 20분입니다. 핀둬둬의 광고 매출이 계속해서 성장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Pinduoduo Sees Fastest User Growth Among China’s Young Generation: Report - Pandaily
Pinduoduo has the fastest user growth rate compared with other e-commerce platforms among the country’s younger generation between the ages of 19 and 35.

주가 전망

중국 (테크) 기업의 주가를 예측하는 일은 현 시점에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기업가치 외에 미중 갈등이라는 지정학적인 요소도 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중국 정부의 디지털 경제에 대한 새로운 판짜기가 중국 테크 기업의 주가를 바닥으로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중국기업 주가를 규정하는 3개 키워드: VIE, 교육, 게임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중국기업 주식에 투자한 분은 올해 작지 않은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디디추싱 사태를 시발점으로 중국기업 주식이 폭락하면서 세계 주식시장 전체가 중국 영향권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기업의 주가는 어떤 변화를 맞을까요? 3개의 키워드를 이해하시면 변화의 방향을 그려보실 수 있습니다. 3개의 키워드는 VIE, 교육, 게임입니다. 중국 기업의

핀둬둬의 핵심 경쟁력은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 높은 수준의 추천 알고리즘에 기반한 피드 기반 쇼핑 서비스: 이는 광고 매출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 공동구매라는 바이럴리티를 내재한 쇼핑 서비스: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획득 비용이 감소합니다.

매출이 증가하고 비용이 감소한다는 것은 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기업 실적 외적 요인을 제외한다면 핀둬둬 주가는 회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정부의 디지털 경제에 대한 규칙이 확정되고 이에 중국 기업이 적응해 간다면 중국 테크 기업의 주가는 전체적으로 회복기를 맞을 가능성이 큽니다. 남은 문제는 역시 시기입니다. 언제쯤 중국 정부의 시장 조정이 끝날지는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Pinduoduo와 Alibaba는 Exciting f(R)에 포함된 기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