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일 메타(구 페이스북) 주가가 26% 폭락한 이후 하루만인 2월 3일 메타 대표 저커버그는 메타 직원의 마음을 달래려는 듯 전직원 가상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이자리에서 저커버그는 메타 주가 폭락은 22년 1/4분기 실적 전망치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입니다. 애플 ATT 정책으로 2022년에만 메타의 매출 손실은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메타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월 3일 저커버그가 메타 전직원에게 강조한 것은 애플이 아니라 틱톡의 위협입니다. 저커머그는 메타가 “전례 없는 경쟁(unprecedented level of competition)”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때문에 저커버그는 2022년 메타가 집중할 바는 짧은 동영상(short-video)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큰 방향에서 중장기적으로 메타는 메타버스를 향하지만 메타는 2022년 숏폼 영상, 다시 말해 릴스(Reels)에 총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릴스와 틱톡의 대결, 승자는 누가될까요? 이 글에서 따져보겠습니다. 숏폼 영상 릴스의 성공 여부는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 실패한다면 메타가 메타버스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힘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높은 메타의 광고 매출 의존성: 애플과 틱톡의 위협에 취약한 비즈니스 구조
메타(구 페이스북)의 기업가치가 폭락하면서 2022년 2월 17일 기업가치 기준 세계 기업 순위에서 메타의 순위는 6위에서 11위로 밀려났습니다.

일시적으로 추락하고 있는 메타에 대한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글은 뉴욕타임즈가 발행한 두 개의 글입니다. 첫 번째 글은 마이크 이삭(Mike Isaac)이 쓴 메타가 직면한 6개의 위협입니다.

이 글에서 마이크 이삭은 메타가 직면한 도전을 아래의 6개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 이용자 성장이 상한선(Ceiling)에 도달하고 있다.
- 애플의 ATT가 메타의 비즈니스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
- 광고시장에서 메타가 위축되지 구글이 그 과실을 따먹고 있다.
- 틱톡과의 경쟁에서 릴스(Reels)의 성공 가능성을 예상하기 어렵다.
- (당장 수익을 가져오지 못하는) 메타버스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메타의 비즈니스 발목을 잡고 있다.
- 미국과 유럽연합의 규제가 2022년 코앞에 다가오고 있다.
마이크 이삭은 메타가 직면한 숙제를 매우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파하드 만주(Farhad Manjoo)는 한 발 더 나아가 메타의 문제는 혁신 능력을 상실한 것이라며 매우 날카로운 비판을 합니다.

파하드 만주는 투자자가 메타(구 페이스북)에 대한 신뢰를 잃고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파하드 만주는 나아가 메타가 다양한 복수의 문제를 안고 있지만 하나의 본질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메타는 지난 10년 동안 혁신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 못합니다. 인스타그램, 왓츠앱, 오큘러스 등은 매입한 서비스며 성공적인 기능인 스토리(Stories)는 스냅(Snap)의 그것을 염치없이 1 대 1로 복사한 기능입니다. 요약하면 buying과 copying이 페이스북의 성장 전략입니다. 1 대 1 copying 맥락에 숏폼 영상 기능 릴스(Reels)가 있습니다. 파하드 만주는 릴스의 성공 여부를 떠나 메타는 앞으로 이러한 buying & copying 전략을 구사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규제 당국이 메타의 buying & copying 전략을 매우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규제 당국이 릴스 기능을 규제하지 않겠지만 규제 당국이 메타에 가지고 있는 부정적 인식이 릴스로 인해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파하드 만주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규제 당국의 부정적 인식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저는 buying & copying 전략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이 또한 저커버그가 보여준 훌륭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이 만든 가치이자 가장 큰 경쟁력은 소셜 그래프(Social Graph)입니다. 이 소셜 그래프를 강화할 수 있고 이 기반위에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를 시의적절하게 buying & copying으로 확대하는 것 또한 뛰어난 경영 능력입니다. 오히려 메타의 문제는 수익 다각화에 실패한 부분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메타 매출에서 광고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기준 97.9%이며 이 광고 매출 의존성이 계속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메타의 광고 매출 의존성은 경영 환경 변화에 치명적입니다. 애플의 ATT에 메타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틱톡의 빠른 성장에 따른 광고 시장의 무게 중심 이동에 메타가 무력한 이유는 모두 메타의 심각한 광고 매출 의존성 때문입니다. 전자는 메타로서 어찌할 바가 없습니다. 때문에 메타는 다음 인터넷 단계(next internet)를 메타버스라 부르며 애플같은 변수를 시장에서 삭제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1-2년만에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두 번째 위협인 틱톡은 애플과 다른 특징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존 등 이커머스 서비스가 리테일 미디어로 광고 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 또한 메타에게 위협입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틱톡 이용률이 급증하면서 광고주가 인스타그램에서 힘을 빼고 틱톡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메타가 틱톡의 도전을 2022년 해결하지 못한다면 매타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할 뿐 아니라 메타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국면 전환의 동력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릴스와 틱톡의 경쟁 구도를 살펴보겠습니다.
릴스의 승리, 아직 가능
이 글 도입부에서 설명한 2월 3일 저커버그의 발언 이후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페이스북에서도 릴스의 전면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짧은 동영상이 매력적인 가장 큰 이유는 조쉬 콘스틴(Josh Constine)이 아래 글에서 설명하고 있는 콘텐츠 밀도(content density) 때문입니다.

조쉬는 짧은 동영상을 Mini Entertainment라 칭합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동영상 길이가 짧다는 것은 창작자가 이용자의 관심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짧다는 뜻이며, 이 시간이 짧으면 짧을 수록 창작자는 영상에 더 많은 창장력을 집중할 수 밖에 없고 그 결과 매우 매력적인 영상 콘텐츠가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조쉬는 창작력의 집중을 콘텐츠 밀도라고 부르고 있으며 짧은 동영상은 이 콘텐츠 밀도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짧은 동영상의 매력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현재 제가 쓰고 있는 책 "틱톡 마케팅 바이블"에 담겨있을 예정입니다. 책 발행은 22년 3월 말 또는 4월 초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릴스가 틱톡의 카피캣이지만 스토리가 인스타그램의 주요한 기능으로 자리잡은 것처럼 짧은 영상이 인스타그램 나아가 페이스북에서도 이용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의 세 가지입니다.
1.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이용자 중 다수가 틱톡을 이용하기에는 나이가 많다: 하나의 가설입니다.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40대 또는 50대 이용자가 릴스를 통해 짧은 동영상의 매력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40대 도는 50대 이용자가 틱톡 적극 이용자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틱톡 영상 콘텐츠 다수가 젊은 이용자를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틱톡 월 적극 이용자가 2021년 9월 10억 명에 도달했다면 인스타그램 월 적극 이용자는 2021년 11월 20억 명을 넘어섰습니다. 단순화하면 인스타그램 이용자 중 10억 명 정도는 틱톡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10억 명 중에 틱톡에 대한 뉴스를 접한 경험이 있지만 짧은 동영상의 매력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30대 또는 40대 이용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릴스를 통해 짧은 동영상의 매력을 느낀 30대 또는 40대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틱톡으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아래 그림처럼 틱톡의 30대 및 40대 이용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합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이용자 중 짧은 동영상을 좋아하나 틱톡으로 넘어가기에는 틱톡의 젊은 콘텐츠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용자 규모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합니다. 이 규모가 크면 클 수록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틱톡과의 경쟁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러나 역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짧은 동영상의 매력을 느끼고 틱톡으로 넘어가는 이용자도 작지 않을 것입니다.

2.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의 넉넉한 현금: 이용자 선택이 인스타그램이냐 틱톡이냐 또는 릴스냐 틱톡이냐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는 각 플랫폼이 얼마나 창의적인 짧은 동영상 창작자를 보유하고 있는가입니다. 더 많은 창작자를 확보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틱톡 그리고 유튜브는 2021년 이른바 돈의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아래의 WSJ 22년 2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막대한 현금을 풀며 틱톡 및 스냅의 크리에이터 영입에 나섰고 이 현금 유혹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틱톡은 아직까지 크리에이터와 광고 매출 공유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틱톡 크리에이터가 릴스와 유튜브 숏츠(Shorts)로 계속해서 이동할 가능성은 낮지 않습니다. 크리에이터 이동은 틱톡에게는 위협 요소이며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게는 기회입니다.
3. 인도의 틱톡 금지: 인도 정부가 2020년 6월 틱톡을 금지하기 전까지 인도는 틱톡에게 가장 큰 시장이었습니다. 틱톡 금지 이후 인도에서 틱톡 이용자는 약 3억 명이 빠져나갔습니다. 틱톡의 빈자리를 채우며 빠르게 성장한 서비스는 스냅(Snap)입니다. 스냅은 틱톡의 서비스를 카피한 짧은 동영상 기능 Spotlight를 2020년 선보이면서 특히 인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짧은 동영상으로 성공한 서비스에는 스냅만이 아니라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숏츠도 포함됩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가 인도를 발판으로 전세계로 짧은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꼴입니다. 틱톡도 인도에서 서비스 재개를 위해 인도 정부의 문을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가 틱톡 서비스를 다시 허가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태입니다.
이상 3가지 측면에서 릴스와 틱톡의 경쟁 구도를 결정하는 요소를 살펴보았습니다. 그 중 세 번째 요소는 전체 경쟁 구도에서 이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세 번째 인도 요소는 틱톡의 경쟁 서비스가 초기 활성화에 성공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을 뿐입니다. 나머지 시장, 즉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 등에서 이용자가 틱톡이 아닌 릴스를 선택할지 여부는 2022년에 판가름날 것입니다. 여기서 틱톡이 승리한다면 메타는 커져가는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빠르게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때 메타는 메타버스를 추진할 큰 힘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2022년은 기업 메타의 운명이 결정나는 해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누가 승리할 것이라 보시는지요? 댓글에 의견을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