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 결제에서 시작한 핀테크 서비스 클라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나(Klarna)는 2005년 창업 초기부터 선구매 후지불(Buy Now, Pay Later: BNPL)을 핵심 서비스로 제공했습니다. 16년의 역사에서 클라나가 급성장하기 시작한 것을 2019년부터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클라나 기업가치의 변화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클라나는 2021년 6월 소프트뱅크로부터 455억 기업가치에 6억 4천억 달러를 투자받았습니다.

데이터 출처: Crunchbase.com

처음 14년 동안 클라나는 흑자를 기록하며 천천히 성장했습니다. 외부 이커머스 플랫폼과 계약을 맺고 해당 플랫폼에 클라나의 간편 결제와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를 제공해 왔습니다. 클라나는 2019년부터 전략을 시장 확장과 성장으로 이동시킵니다. 클라나 앱에 쇼핑 기능이 강화되고, 세포라(Sephora), H&M 등으로 협력 파트너를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미국 시장의 경우 2015년부터 진출하였으나 2019년부터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며 큰 성장을 이루기 시작합니다.

또한 2019년부터 클라나는 외부 투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뿐 아니라 성장을 위해 본격적으로 외부 기업을 인수하기 시작합니다. 클라나는 지금까지 총 14개의 기업을 인수했습니다. 그 중 9개가 2019년 이후 발생했습니다. 그 마지막 정점은 2021년 11월 2일 클라나가 영국 가격비교 서비스 PriceRunner를 약 1억 24백만 달러에 인수한 것입니다. PriceRunner 인수 의미는 잠시 뒤에 설명드리겠습니다.

클라나에 지불 은행 계정을 연결한 이용자 규모는 약 9천만 명 수준이며 이중 월 적극 이용자(MAU) 수는 1,800만 입니다. 클라나 지불 서비스를 수용하고 있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 판매자(seller)의 수는 25만입니다. 클라나 또는 카카오 페이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 받는 가장 큰 도전은 MAU를 크게 늘리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클라나가 선택한 것은 이커머스입니다. 클라나는 아마존 등에서 접할 수 없는 독특한 이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바로 가격 알람입니다.

클라나 이용자는 클라나 앱에서 제공되는 쇼핑 서비스에서 제품을 검색하고 가격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비교를 끝낸 이용자는 희망 가격을 설정하고, 클라나는 이 이용자가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의 가격이 희망 가격과 일치할 때-아마도 낮은 가격일 겁니다- 이용자에게 알람을 보냅니다. 핵심이 이용자의 희망 가격 정보가 셀러에게도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셀러가 이용자가 원하는 가격에 판매 의사가 있을 경우 거래는 성사됩니다. 이용자는 클라나에서 여느 쇼핑몰처럼 배송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클라나 이용자의 장점이 여기 추가됩니다. 다른 쇼핑 플랫폼에서 클라나로 결제하였다면 해당 상품의 배송 정보도 클라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클라나가 쇼핑의 슈퍼앱으로 또는 쇼핑의 포털로 또는 쇼핑의 게이트 키퍼(gatekeeper)로 성장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클라나 앱에서 반품 처리도 이용자에게 매력적입니다. 반품이 시작되면 바로 원금을 돌려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클라나가 인수한 기업입니다. 이를 통해 2021년과 그 이후 클라나가 강력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 예측 가능합니다.

  • 2020년 12월 SemtailShoptail: 가격 비교 서비스(Comparison Shopping Site: CSS)입니다. Semtail의 기능은 21년 6월 클라나에 통합되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가격 알림 기능이 여기서 작동합니다. Shoptail은 가격 비교 결과를 구글 검색 결과에 노출시켜주는 서비스입니다. 참고로 유럽연합의 규제로 구글은 유럽에서 자체 가격 비교도 제공하지만 서드파티의 가격 비교 결과도 노출해야만 합니다.
  • 2021년 3월 Toplooks.ai: 이 서비스는 뷰티, 패션 그리고 인테리어 제품의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며 자동으로 상품 페이지를 만드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이 서비스는 유사 상품을 비교하는 내용을 담은 상품 페이지를 멋지게 생성하는 능력으로 평가가 좋은 곳입니다. Toplooks는 상품 페이지뿐 아니라 현재 클라나에서 셀러의 광고를 제작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2021년 7월 Hero: 이 서비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Hero의 고객에는 나이키, 리바이스, 세포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이키의 온라인 숍을 방문한 이용자가 특정 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면 나이키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이용되는 서비스가 Hero입니다. 이른바 In-Store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 기능도 클라나에 이미 통합되었습니다.
  • 2021년 7월 Stocard: 오프라인 매장이 제공하는 복수의 고객카드를 한 곳에 담아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지갑입니다. Stocard를 이용하는 고객 규모는 6천만 명입니다.
  • 2021년 7월 Apprl: 인플루언서 마케팅 및 퍼포먼스 마케팅 서비스입니다. 패션 브랜드는 Apprl에서 희망하는 인플루언서를 찾을 수 있고 브랜드는 이들에게 제휴 마케팅(Affiliate Marketing) 기회를 제공합니다. 앞으로 Apprl에 제공하는 서비스는 클라나 셀러에게 클라나 플랫폼에서 직접 제공된다고 합니다.
  • 2021년 11월 PriceRunner: 프라이스러너는 영국, 스웨덴, 덴마크 등에서 가격 비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월 방문자 규모는 1,820만 Visits입니다. 약 5,900의 셀러가 프라이스러너에 220만 개의 제품을 등록하고 있습니다. Pymnts는 아래 글에서 클라나의 PriceRunner 인수 이유를 가격 비교 서비스를 넘어 PriceRunner가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Riews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 리뷰 기능이 클라나에 통합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서 매우 중요한 기능입니다.
Klarna to Buy PriceRunner in BNPL Push
Klarna will acquire U.K.-based price comparison service PriceRunner in a deal that expands the functionality for users of Klarna’s buy now, pay later service.

클라나는 아마존처럼 광고 시장에도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클라나는 2021년 광고 플랫폼, 마케팅 서비스, 광고 제작 서비스 기업을 인수했습니다. 클라나 쇼핑 입점 셀러에게 광고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래 Business Insider의 기사는 유출된 클라나의 광고 시장 전략 문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Leaked deck reveals Klarna’s big push into advertising as it looks to compete with buy now, pay later firms like Affirm and Afterpay
Klarna has snapped up four startups to flesh out its ad business in recent months, including Toplooks, which uses AI to help create dynamic ads.

또한 제휴 마케팅(Affiliate Marketing)의 세계 최대 기업인 Awin과도 클라나는 협업을 시작했습니다.

요약하면 클라나는 간편 결제 및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를 시작으로 매우 강력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셀러에게 구매 전환을 선사하기 위해 클라나 플랫폼 광고 뿐 아니라 인플루언서 마켓팅, 제휴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끝낸 상태입니다. 아래 클라나 자체 블로그에 따르면, 클라나 셀러의 만족도는 매우 높습니다. 선구매 후지불이 미국과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셀러는 20% 이상의 구매 전환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Klarna celebrates 20 million US customers. | Klarna US
Good news for Klarna is even better news for our retail partners.

선구매 후지불(BNPL)의 확산은 전통 신용카드 기업에게 큰 위협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첫 째 미국과 유럽의 경우 신용카드 보급율이 한국보다 크게 낮습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BNPL 모델이 확산되면서 이들이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이 되어도 굳이 신용카드를 만들지 않을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 째는 셀러가 BNPL을 선호합니다. 신용카드 기업보다 BNPL의 수수료가 크게 낮기 때문입니다. 아래 Rampell의 트윗을 클릭해서 보시길 추천합니다. Rampell은 12개의 근거로 BNPL이 전통 신용카드 서비스를 파괴(disruption)시킬 수 있음을 주장합니다.

클라나는 BNPL을 일찍부터 시작한 잇점을 살려 다수 셀러의 지지를 받으며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셀러가 이용자의 가격 알림에도 적극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클라나 이용자는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가 생긴 겁니다.

소프트웨어의 다이내믹(dynamic)

모바일 서비스는 진화합니다. 결제 서비스 Paypal이 최근 Pinterest 인수를 시도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결제 서비스는 결제 서비스로만 머물 이유가 없습니다.

PayPal Abandons Pinterest Takeover After Its Shareholders Balk
U.S. payments company PayPal Holdings said it isn’t currently pursuing a deal for social-media platform Pinterest, days after media reports that the companies were in early talks for a multibillion-dollar deal.

종이신문으로 시작한 독일의 악셀 슈프링어가 주요 매출을 이커머스 영역에서 구현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서비스를 비롯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의 서비스 확장은 끝이 없습니다.

악셀 슈프링어의 폴리티코 인수 의미
AS의 목표는 과거 아날로그 시대 누렸던 권력과 여론 영향력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구성하는데 있습니다

아래 글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디지털 경제에는 빈공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의 MGM 인수 의미: 디지털 경제에 빈 공간은 없다.
디지털 경제에서 시간(Time)은 가장 중요한 희소 자원(scarce resources)입니다. 빅테크 기업은 이용자의 시간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합니다. 아마존의 MGM 인수는 아마존 프라임 전략 뿐 아니라 아마존의 광고시장 전략과도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게임산업 진출이 점점 가까워오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산업에서 개별 산업 영역(domains)은 나름의

10년 뒤를 상상해 봅니다. 지금 존재하고 구별되는 모든 업종이 디지털 경제에서 그 구분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버 앱이 슈퍼앱으로, 메신저 앱이 슈퍼앱으로, 간편 결제 앱이 슈퍼앱으로 진화하는데 성공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경제에선 업종의 다른 구조가 발생할 것입니다. 질문은 이러한 변화가 발생할지 여부가 아닙니다. 질문은 우리가 살면서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가입니다. 카카오 페이 등 간편 결제 서비스는 매우 높은 가능성으로 이커머스로 업종을 확대할 것입니다. 또한 아마존의 광고 시장 확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이커머스 기업은 광고 시장에서 시잠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것입니다. 애플이 iOS에서 개인정보 추적을 제한한 이후로 이러한 경향은 가속도를 얻고 있습니다. 아래 트윗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애플의 정책 변화 하나만으로도 페이스북-이제 Meta-, 스냅(snap), 트위터, 유튜브에서 발생한 광고 매출 손실은 1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 손실을 매꾸고 있는 것이 이커머스 플랫폼입니다. 이곳에서 고객의 구매 이력 정보제품 검색 (이력) 정보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의 광고 비즈니스는 2021년 전례가 없는 성장을 기록할 것입니다. 그리고 2022년에도 강력한 성장을 경험할 것입니다. 아마존의 경로를 모든 이커머스 플랫폼이 따라할 것입니다. 물론 모두가 성공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클라나는 간편 결제에서 시작했지만 광고, 마케팅, 구매, 배송, 반품까지 이어지는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를 모두를 사업 영역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페이 또는 네이버 페이가 이 모델을 거부할 이유는 없습니다.

클라나는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다양한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셀러에게 유익한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2년 클라나는 이용자 대상 캐시백 프로그램, (허가를 받은 국가에서) 은행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월 적극 이용자(MAU)를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화하며 서비스 영역을 파괴하는 클라나에서 우리는 카카오 페이 또는 네이버 페이의 미래를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