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를 경험해온 세대는 다른 세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검색 습관은 그 이전 세대와 다릅니다. 구글 및 네이버가 직면한 도전입니다. 22년 7월 13일 테크크런치(TechCrunch) 보도에 따르면, 구글 내부 데이터는 Gen Z 이용자의 약 40%가 구글 검색보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의 검색을 선호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구글 수석부사장 라그바(Prabhakar Raghava)의 표현을 직접 살펴보시죠.

"우리 연구에 따르면 약 40%의 젊은 이용자는 점심식사 관련 검색을 할 때 구글 지도나 구글 검색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이용합니다(In our studies, something like almost 40% of young people, when they’re looking for a place for lunch, they don’t go to Google Maps or Search, he continued. They go to TikTok or Instagram)."

이 글은 고정된 것이라고 여기지고 있는 인터넷 검색의 패러다임이 변화를 겪고 있는 이유를 분석한 글입니다. 검색 패러다임의 변화는 새로운 세대가 자신의 삶의 경험 속에서 새로운 '기대'를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기대일까요? 나아가 이 글은 모든 인터넷 서비스가 그 기획과 발전전략에서 있어 고려해야할 젊은 세대의 특징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세 줄 요약

  • 구글 내부 자료에 따르면 Gen Z의 40%가 구글 검색보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의 검색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다른 검색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서비스에 대한 다른 기대를 젊은 세대가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만 27세 또는 이보다 젊을 경우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그리고 인스타그램 없는 세계를 알지 못합니다. 소셜 미디어는 이들에게 언제나 존재하는 것입니다. 소셜 미디어의 핵심은 이용자의 사회적 신분(social status)을 축적하는 도구입니다. 젊은 이용자는 검색에서도 사회적 신분을 축적하길 원합니다.
  • 새로운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신분을 빠르게 그리고 매력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구글 검색과 구글 지도에서는 사회적 신분을 쌓을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27세 미만 젊은 이용자 입장에서는 구글 검색과 구글 지도를 적극 이용해야할 이유가 매우 작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회적 신분을 쌓는데 익숙한 세대

젊은 이용자가 구글 검색에 등을 돌리는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 세대의 구별 및 세대의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블로거/팟캐스터 멀린 만(Merlin Mann)은 아래의 표현으로 새로운 세대가 탄생하고 있음을 (미국관점에서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프린스톤 가족(The Flintstones)을 보지 않은 사람이 태어나고 있다(Every day, somebody's born who's never seen The Flintstones)."

이렇게 멀린 만은 서로 다른 문화 경험을 세대 구분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계층, 문화적 계층에 따라 세계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방식은 다릅니다. 그러나 현재 젊은층의 다른 문화적 경험을 기준으로 '프린스톤 가족'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소셜미디어 경험, 정확하게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자의 사회적 신분(social status)을 축적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형성하는 방법의 차이가 세대의 핵심 차이입니다.

세대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클레이 셔키(Clay Shirky)의 주장을 들어 보겠습니다. 클레이 셔키는 2011년 <많아지면 달라진다(Cognitive Surplus)>에서 아래와 같이 세대가 다른 특징을 가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대는 서로 다릅니다,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기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Generations do differ, but less because people differ than because opportunities do)."

서로 다른 기회(opportunities)가 눈길을 끕니다. 셔키의 주장을 더 들어 보겠습니다.

"세대 이론은 정신/심리적 차이보다 (생활)환경적 차이와 관련된 이론으로 설명될 때 의미를 가집니다(Theories of generational difference make sense if they are expressed as theories of environmental difference rather than of psychological difference)."
사람들, 특히 젊은이는 특정 실험에서 잃을 것이 작고 얻을 것이 많을 경우 이 실험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합니다(People, especially young people, will respond to incentives because they have much to gain and little to lose from experimentation).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젊은 세대가 구글 검색과 구글 지도가 아닌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이용할 때 잃을 것이 작고 얻을 것이 많습니다. 이 주장의 근거를 2019년 유진 위(Eugene Wei)가 쓴 Status as a Service 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유진 위의 이 글은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읽은 글 중 최고의 글입니다.

2004년 페이스북, 2005년 유튜브, 2006년 트위터, 2010년 인스타그램 등이 탄생하고 성장하면서 소셜 미디어는 인터넷 이용자의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유진 위(Eugene Wei)에 따르면 10대 또는 젊은층 다수는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 그래프와 랭킹에 익숙합니다. 이들 젊은층은 소셜 미디어의 특징인 랭킹-친구 수, 팔로워 수, 구독자 수, 좋아요 수, 도달율 등-이 사회적 신분을 표현하는 사회적 자본의 주요 수단임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클레이 셔키가 이야기하는 기회입니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실험에도 열려 있습니다. 유진 위(Eugene Wei)에 따르면 (성공한 전통) 소셜 미디어는 이용자에게 오래된 경작지와 같습니다. 사회적 신분(social status)을 의미하는 소셜 미디어 경작지에 이용자는 자신만의 식물을 가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효과적으로 사회적 신분을 키우기 위해 젊은 이용자는 새로운 경작지 다시말해 새로운 소셜미디어를 찾습니다.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바뀔 뿐 젊은 세대는 소셜미디어에서 사회적 신분을 축적하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젊은층은 틱톡 영상을 제작하고 이어찍기, 듀엣 등으로 틱톡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트위치에 흥미로운 영상을 스트리밍하는 것에서 잃은 것은 없고 얻을 것은 많습니다. 10대들이 Gen Z가 되었고 이제 20대에 본격 진입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로소 10대가 된 새로운 세대가 있습니다. Gen Z와 새로운 10대는 인터넷에서 그들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다른 세대와 비교할 때 다른 동기부여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진 위(Eugene Wei)는 새로운 서비스는 성공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의 특징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신규 서비스는 어떻게 이용자가 빠르게 사회적 신분을 매력적으로 축적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제공해야 합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소셜미디어이든 아니든 상관 없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는 성공하기 위해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소셜미디어의 핵심 유익(benefit)이 새로운 맥락에서 제공해야 합니다.

구글 검색과 구글 지도의 한계: 사회적 자본에 대한 동기 부여 부재

구글 검색 및 구글 지도는 큰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서비스는 사회적 신분을 축적할 방법을 전혀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입니다. 27세 미만의 젊은 이용자 입장에서 구글 서비스를 이용해도 얻을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10대 또는 20대가 스마트폰에서 어떻게 검색과 발견(discovery)을 경험하고 있는지 지켜보신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스마트폰과 앱에서 인터넷을 처음으로 경험한 이들은 인터넷에 대한 인식이 데스크탑 세대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네이버와 구글이 선사한 검색의 놀라운 기능에 흥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들이 인터넷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표현해서는 안됩니다. 이들은 24시간 일상에서 인터넷을 경험하며 성장한 세대입니다. 데스크탑 세대의 절대 다수는 인터넷을 일상이 아닌 집, 학교, 직장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경험한 세대입니다. 인터넷을 제대로 이해했다 또는 못했다는 평가는 불가능합니다. 구글/네이버, 인스타그램/틱톡, 아마존/쿠팡, 당근마켓 등은 서로 다른 발견(discovery) 기회를 제공합니다. 서로 다른 생활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는 각자의 방식으로 발견의 기회와 방법을 체득하고 있으며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배워가고 있습니다. 서비스와 이용자 문화와 관련하여 완전하게 다른 역학(dynamics)이 발생합니다. 서비스 이용패턴과 선호는 마치 눈사태처럼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모르며 완전히 다른 길을 들어선 눈사태는 서로 다른 크기와 효과를 만들어 냅니다.

구글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글 앞부분에 소개한 구글 수석부사장 라그바(Prabhakar Raghava)는 구글에서 "Knowledge & Information"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라그바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끊이없이 배우고 있는 것은 다음입니다: 새로운 인터넷 이용자는 우리가 익숙한 기대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We keep learning, over and over again, that new internet users don’t have the expectations and the mindset that we have become accustomed to)."
"새로운 인터넷 이용자가 던지는 쿼리는 완전히 다릅니다(the queries they ask are completely different)."
"그들은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은 디스커버리 콘텐츠를 새로운 방식으로, 실감형 방식으로 찾아보는 경향이 있습니다(These users don’t tend to type in keywords but rather look to discover content in new, more immersive way)."

라그바의 이야기가 새롭지는 않습니다. (놀라운 점은 그 결과입니다. 새로운 인터넷 이용자의 40%가 구글 검색과 구글 지도가 아닌 다른 앱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사실입니다.) 앱을 중심으로 인터넷 이용이 바뀐 점은 구글에게 늘 도전이었습니다. 앱과 앱안의 콘텐츠를 검색 인덱싱(indexing)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또한 검색결과에 앱의 해당 콘텐츠로 연결하는 딥링크(deeplink)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구글 검색의 진정한 문제는 인덱싱이 아닙니다. 구글 검색의 문제는 앱 서비스와 이용자사이의 상호작용 패러다임이 구글 검색과 웹사이트의 상호작용 패러다임과 다르다는데 있습니다. 인링크 및 아웃링크 등 웹사이트는 구글 검색에 구조화됩니다. 그러나 구글 검색은 이용자의 상호작용을 검색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후암동'이라는 쿼리에 구글과 인스타그램 및 틱톡은 완전히 다른 결과값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글의 고민은 여기에만 멈추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제품 검색의 약 55%가 구글이 아닌 아마존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품 검색에서 인스타그램과 틱톡이 차지하는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라그라는 이러한 구글의 숙제를 아래와 같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젊은 층은 시각적으로 리치(rich) 형식을 검색과 디스커버리에서도 선호합니다. 이는 음식과 맛집에 제한된 현상이 아닙니다(younger people were generally interested in more “visually rich forms” of search and discovery, and that wasn’t just limited to where to eat).
"젊은 이용자는 종이로 만든 지도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지도 이미지를 종이 지도로 표현하면 그들은 우리를 올드하다고 느낍니다.  구글 지도 서비스는 종이 지도에 기초한 UI입니다(the young people coming online today had never seen a paper map (oof, way to make us feel old!), but maps products have been designed to look like a paper map)."

종이 지도 ㅎㅎ 참고로 아직도 디스켓 이미지로 저장하기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습니다. 젊은 세대는 종이 지도와 디스켓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입니다.

라그라는 보이스 입력 또한 젊은 이용자 사이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라그라에  따르면 일부 국가에서는 보이스 쿼리가 3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2010년대 인터넷, 특히 모바일과 관련된 기술 및 서비스는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큰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성장과 평화가 지배했던 2010년대가 끝나고 새로운 습관을 가진 새로운 세대가 인터넷의 주요 이용자 집단을 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핵심 특징을 고려한 서비스 기획이 필요한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