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오래전부터 아마존, 구글, 우버, UPS, JD.com 등은 드론 배송 시대가 곧 열릴 것이라고 약속해 왔습니다. 로제 떡볶이를 드론 배달 방식으로 주문하는 시대가 곧 올 수 있을까요? 치킨, 피자, 떡볶이를 드론으로 배달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이유와 드론 배송 기술 개발의 현황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베조스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아

2013년 아마존 CEO였던 제프 베조스는 드론 배송 시범 영상을 공개하며 30분 이내 배송이 가능한 시대가 얼마남지 않았음을 약속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7년 6개월이 지난 시점인 21년 8월 3일 영국 Wired는 아마존의 드론 배송 프로젝트가 사실상 실패했음을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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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마존 드론 실패 소식이 전해진 때와 맞춰 두 가지 흥미로운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하나는 Manna라는 아일랜드 스타트업이 하루에 평균 2,000번에서 3,000번의 테스트 비행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드론 배송 대상도 햄버거, 아이스크림, 과일 등입니다. 배송 시간도 평균 10분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구글의 Wing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구글 Wing은 호주의 Logan이라는 지역에서 지난 2년간 100,000회의 테스트 트론 배송을 완료했습니다. 배송 대상에 스시, 커피, 빵 등 식료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마존 그리고 Manna와 Wing은 드론 배송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존 드론은 이착륙 방식이고, Manna와 Wing은 줄 및 낙하산을 이용하여 배송 물건을 드랍(Drop)하는 방식입니다. 아래 세 동영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차륙 여부: 아마존의 패착

드론이 직접 이착륙은 하느냐 안하느냐 사이에는 작지 않은 기술 난이도가 존재합니다. 사람과 동물을 구별하는 능력, 3D 지도를 통해 공중에 존재하는 구조물 인식, 착륙할 지점 또는 투하할 위치 인근을 식별할 능력 그리고 장애물을 만날 때 피하거나 이동할 기술 등은 아마존, Manna, Wing 모두에게 공통 과제입니다. 그러나 이착륙을 위해서는 더욱 더 많은 안전요건이 요구됩니다. 이착륙할 때 배송을 기다리는 사람이 착륙지점 근처에 위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착륙 안전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센서 등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아마존 드론은 무게가 27kg까지 증가합니다. 크기가 아니라 무게가 증가하면 충돌 및 추락 등을 고려하여 이착륙 때 더 강력한 규제를 받습니다. 기술적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은 시도를 하면서 아마존 드론 조직은, Wired UK 보도에 따르면, 조직적 혼란에 빠진 것 같습니다. 성과를 내지 못하고 드론 담당 조직은 현재 사실상 와해된 상태입니다.

현재 성공하고 있는 드론 배송 실험은 Manna, Wing 뿐 아니라 집라인(zipline) 등이 드랍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창

규제와 Tech-celeration

드론 배송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낮지 않은 규제 장벽을 넘어서야 합니다. 동시에 많은 드론이 공중에 떠 있다면 충돌 위험은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비행기처럼 등록된 드론이 이륙 허가를 받아야 배송을 시작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조정이 필요합니다. 소음 문제도 작지 않습니다. 미국 NASA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보다 드론의 소음이 인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큰 상태입니다.

위기는 기술 혁신을 앞당깁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정부 및 시민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크게 증가합니다. 이를 Tech-celeration이라 합니다(celeration은 celebration에서 온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연방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은 2020년 12월 드론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합니다. 주 목적은 집라인(zipline)에 부여했던 임시 허가를 다른 드론 기업에게도 보편 적용하기 위함입니다. 집라인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병원에 코로나 진단 키트, 혈액, 백신 등 의약품을 중장거리 드론으로 신속하게 전달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U.S. Announces New Rules For Drones And Their Operators
Drones represent the fastest-growing segment in the entire transportation sector. Companies such as Amazon, Walmart, and UPS have started testing drones to deliver goods to customers.
Role of medical drones in global Covid vaccine campaign is growing
Drone-delivery start-up Zipline plans to distribute Covid-19 vaccines with end-to-end cold chain capabilities.

집라인이 낙하산 방식을 이용한다면 UPS는 이착륙 방식의 의료 드론(medical drone)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착륙 방식임에도 UPS 드론이 아마존 드론보다 앞서나가는 이유는, 아마존 드론은 불특정 다수 소비자 거주공간 앞에서 착륙을 하도록 설계되었고 UPS 드론에는 병원 앞에서 전담 직원이 필요에 따라 드론을 조정할 수 있는 옵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번 미국 드론 규제 완화가 드랍 방식 드론 일반에 대한 규제 완화는 아닙니다. 의료 등 특수 목적을 가진 드론 배송에 제한되어 있습니다.

인구 밀집지역이 아닌 지역: 드론 배송 경제성 높아

Manna와  Wing이 대규모 드론 배송을 실험하고 있는 지역 모두 인구 10만 내외 지역입니다. 이런 지역의 경우 드론 배송의 경제성이 트럭 배송 경제성 보다 많게는 10배 가까이 높습니다.

인구 밀집 도심에 위치한 아파트 상공에 수 많은 드론이 떠 있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낮은 현실성을 쉽께 느낄 수 있습니다. 드론 배송은 (1) 특수 목적 배송일 경우 도심 지역에서 가능합니다. 드론 배송의 다수는 (2) 인구 밀도가 매우 낮은 지역에서 가능하며 이 때 경제적 효과 그리고 환경 효과가 높습니다.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도 장애는 작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은 산악국가입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에서 드론 배송은 보편화되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