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는 아마존 프라임-비교하면 쿠팡 와우-에 대응하기 위한 구독 서비스인 Walmart+를 2020년 가을에 시작했습니다. 정확히 1년이 지나진 않았지만 Walmart+의 실적이 최근 (간접 형식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이 시장을 장악해도 경쟁사에게 기회 존재

CNBC의 보도에 따르면 Walmart+ 미국 가구 수는 3,200만 수준입니다. 1년 성과로는 속도와 규모 두 기준에서 매우 좋습니다.

Walmart+ is gaining momentum, hits 32 million members, Deutsche Bank estimates
Walmart+ has grown to about 32 million U.S. households, according to a new research note from Deutsche Bank.

위 보도를 보면 Walmart+ 구독 서비스에서 흥미로운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Walmart+의 가장 대표적인 장점은 신선제품의 무제한 무료 배송 서비스와 월마트 주유소 할인입니다.

  • Walmart+ 구독 이용자의 86%가 아마존 프라임을 동시에 구독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Walmart+의 연회비는 98달러로 아마존 프라임보다 20달러 저렴합니다.
  • 두 구독 서비스 이용자의 가구 소득 수준은 유사합니다. 가구 소득이 5만 달러 이상 비율은 Walmart+의 경우 61%, 아마존 프라임의 경우 63%입니다. 가구 소득이 10만 달러 이상 비율은 Walmart+의 경우 33%, 아마존 프라임의 경우 28%입니다. 가구 소득이 높은 층이 가구 소득이 낮은 층보다 구독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합니다.

여기서 구독 서비스 일반에 대한 특징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동시에 구독하는 이용자처럼 아마존 프라임과 Walmart+를 동시에 구독하는 이용자가 많습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특정 서비스 영역에서 한 이용자가 구독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의 한계점은 1이 아닙니다. 2개, 3개까지 유사 구독 서비스를 구독하는 이용자가 많습니다. 고려할 점은 이용자 수 = 가구 수(households)라는 등식이 정확히 성립하지 않지만 1가구에서 두 명 이상의 구독 서비스 이용자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습니다.
  • A winner-takes-(not)-all: 아마존 프라임 이용자 규모-1억5,300만-는 미국의 경우 2021년 6월 기준 미국 전체 가구 수-약 1억2,075만 가구-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 수준이면 미국의 모든 가구에는 최소한 1명의 아마존 프라임 이용자가 있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Walmart+가 3,200만 이용자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커머스 구독 서비스에 이른바 독점 구축효과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독점 구축효과라 함은 특정 시장에서 강력한 독점 사업자가 존재할 경우 경쟁 기업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을 말합니다.
출처: CIRP

월마트가 아마존과 어떻게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지는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월마트의 귀환?! 롯데, 신세계가 배울 점
월마트가 아마존 추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아마존의 다양한 성공 방정식을 하나씩 하나씩 따라하면서 그리고 오프라인 스토어 네트워크라는 월마트 특유의 장점을 디지털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강화하면서 월마트는 디지털 전환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월마트의 귀환으로부터 한국 리테일 기업이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를 분석하고자 합니다. 자존심 버리고 아마존을 롤모델로 선택한 월마트2010년대 월마트와

구독 서비스의 게임 체인저: 번들링

영국의 대표 배달 서비스는 딜리버루(Deliveroo)입니다. 2019년 아마존은 딜리버루에 5억 7,500만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이 투자는 재무 투자보다는 전략 투자에 가깝습니다. 딜리버루가 아마존에게 줄 수 있는 전략적 가치가 최근 드러났습니다. 영국의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앞으로 1년간 딜리버루 플러스(Plus) 회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딜리버루 플러스 가격은 월 3.49 파운드 또는 연 40 파운드입니다. 다시말해 아마존이 영국에서 아마존 프라임 이용자 수를 확대하기 위해 연 40 파운드-약 65,000원-의 혜택을 선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딜리버루 플러스 이용자는 25 파운드 이상을 주문할 때 무료 배송을 즐길 수 있습니다.

Amazon Prime now includes free Deliveroo deliveries in the UK
Amazon and Deliveroo partner on free food deliveries.

이미 영국 아마존 프라임 이용자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아마존 뮤직 등의 번들링 서비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 번들링에 딜리버루가 추가된 것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서비스가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번들링 서비스에 함께 제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번들링의 매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아마존 프라임과 유사한 수준 또는 차별화된 수준의 번들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가 아마존과 경쟁하는 서비스 또는 쿠팡과 경쟁하는 서비스에게는 주요 경쟁 전략이 될 것입니다.

번들링 서비스를 얼마나 매력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커머스 시장을 승자독식 시장으로 만들 것인지 또는 아닌지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