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구글, 애플, 메타/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은 역사상 가장 큰 규제의 파도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2021년 중국 정부의 테크 기업 규제는 그 방법론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규제의 강도와 내용은 미국 정부와 유럽 각국이 희망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국 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테크 기업의 주식 가치는 1조 달러 이상 빠졌습니다. 중국의 테크 산업 규제와 유사한 내용이 미국과 유럽에 현실화된다면 테크 산업이 작동하는 경제 원리가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과 유럽 각국에게 2022년은 정치의 해입니다. 다양한 선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규제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입니다. 미국과 유럽이 계획하고 있는 규제가 현실화된다면 빅테크 기업의 주가는 (잠시) 겨울을 맞게될 것입니다. 이 글은 미국과 유럽의 규제 동향과 속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2022년 정치의 해: 미국 중간선거와 프랑스 선거

22년 11얼 8일 미국 중간선거가 열립니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는 4월 10과 24일에 그리고 의회 선거는 6월 12일과 19일에 있습니다. 포르투갈 총선은 1월 30일입니다. 독일은 21년 12월 새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이 밖에도 북아일랜드, 스웨덴, 세르비아 선거 등이 2022년에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 규제 관련 중요한 선거는 미국 중간선거와 프랑스 대통령 선거입니다. 미국 민주당 정부는 중간선거 이전에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에 성과를 이루려하고 있으며,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빅테크 기업 규제를 선거 핵심 이슈로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규제를 현실화하려는 압력이 크게 증폭되고 있으며 그 초침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2022년이 빅테크 기업 규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내용을 온전히 담은 법안이 통과되느냐 또는 빅테크 기업이 벌이고 있는 로비 전쟁이 효과를 보여 규제 강도가 크게 약화된 법안이 통과되느냐에 따라 빅테크 기업의 운명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Analysis | Why 2022 could be a ‘watershed year’ for tech regulation
Threats to Silicon Valley giants are piling up in Washington.

22년 1월 20일 미국 상원 법사위은 미국 혁신과 온라인 선택권법(American Innovation and Choice Online Act)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때 16명이 찬성했고 6명이 반대했으니 민주당 뿐 아니라 공화당(일부)도 이 법안에 찬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법안이 본회의 의결 때까지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은 필사적인 로비 전쟁을 진행할 것입니다.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은 플랫폼 기업이 자사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타사의 그것보다 우위에 노출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중국 규제 법안의 핵심 내용: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세 정부의 법안 중 가장 강력한 법안은 중국 정부의 규제 법입니다. 22년 3월 1일 효력이 발생하는 법안은 빅테크 기업의 플랫폼 알고리즘을 이용자, 정부 등이 살펴볼 수 있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알고리즘은 이커머스 추천 및 검색 알고리즘을 포함합니다. 여기서 알고리즘은 소셜 미디어 등에서 광고가 어떤 순서로 배치되는지 어떤 광고가 이용자에게 노출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말합니다. 나아가 이용자는 이용하고 있는 소셜 미디어, 이커머스 플랫폼 등에서 특정 키워드를 삭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성"이라는 키워드가 사라질 경우 관련 광고와 상품 추천이 불가능해지거나 매우 어려워집니다. 중국 이용자는 신용정보 변동을 안내받는 것처럼 (이용자 관련) 알고리즘 변동에 대한 알림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중국 정부가 빅테크 기업의 알고리즘을 감독할 수 있는 권한도 막강해집니다. 이 법안이 효력을 발생하는 22년 3월 이후 중국에서 벌어질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빅테크 기업이 작동하는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China’s next regulatory target — algorithms, the secret of many tech giants’ success
Investors will be watching whether China’s algorithm rules will affect the business models of companies like Alibaba and Tencent.

중국과 유사한 법안을 유럽연합도 준비 중입니다. 유럽연합은 디지털 서비스 법(DSA: Digital Services Act)와 디지털 시장 법(DMA: Digital Markets Act)이 대기 중입니다. 유럽연합은 이 두 법안을 이른바 디지털 헌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DMA가 디지털 경제의 경쟁 촉진법 다시 말해 과점 플랫폼 규제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면 DSA는 이용자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입니다. 두 법안이 유럽의회를 통과하고 유럽연합 회원 국가의 인준을 받게 되면 다음과 같은 사항이 달라집니다. 두 법안은 많은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빅테크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조항 세 개를 설명하겠습니다.

  • 유럽연합은 유럽연합에서 서비스되는 다른 국가-미국, 중국, 한국 등- 디지털 기업의 인수 및 합병에 대해 지금보다 강력한 결정권을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도 유럽연합의 강력한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다른 글에서 설명하겠지만 이 법안이 작동하게 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합병은 매우 어렵게 됩니다. (콘솔) 게임시장의 경쟁이 매우 심각하게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 개인화된 (타켓팅) 광고가 강력한 제한을 받습니다. 원안 논의에서는 개인화 광고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있었으나 현재는 한발짝 물러나 미성년자 대상 개인화 광고 금지가 포함되었습니다.
  • 플랫폼은 자사 알고리즘의 주요 기준을 공개해야 합니다. 어떤 기준에 의해 특정 콘텐츠, 광고 또는 상품에 어떤 가중치가 부여되는지를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합니다. 알고리즘 기준이 공개될 경우 위에서 간략하게 설명한 미국 규제법처럼 자사 상품 우위가 어려워집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와 의회는 2020년 12월 DSADMA 법안을 공개했습니다. 이어서 12월 유럽연합 의회는 DMA를 의결했습니다. 이제 남은 일정은 유럽연합 의회의 DSA 의결 그리고 DMA와 DSA에 대한 유럽연합 정상회의 결정입니다. 현재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프랑스 대통령 마크퐁이 맡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22년 3월까지 두 법안이 유럽연합 정상회의를 통과하는데 자심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에서 빅테크 기업 규제를 자신의 정치적 성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Watch: Macron calls for bolder EU action on climate and security
On climate, the French leader urged the EU “to move from words to deeds” and proposed adding the protection of the environment into the EU’s Charter of Fundamental Rghts. #BrusselsBureau

미국과 유럽의 규제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빅테크 기업의 로비 활동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과거 담배, 정유, 제약 관련 기업의 로비 활동과 자금이 워싱턴과 브뤼셀에 집중되었다면 현재는 빅테크 기업의 로비 자금이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Big Tech lobbies hard against looming antitrust bill
The Beltway blitz is intensifying at what’s widely seen as a “now or never” moment for Congress to pass new tech rules.
Big Tech dominates lobbying in Brussels
Big technology has more lobbying firepower in Brussels than any other industry, spending €97 million a year to influence European Union legislation on the digital sector.American companies in the crosshairs of European Commission regulators are the biggest spenders, with Google, Facebook and Microso

규제 효과: 광고 수입에 부정 영향

빅테크 기업이 저항하려는 지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맞춤형 광고의 금지나 제한입니다. 미국 혁신과 온라인 선택권법(American Innovation and Choice Online Act)과 DSA가 정확하게 이를 노리고 있습니다. 이 두 개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구글(유튜브),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그리고 아마존(광고)의 비즈니스 모델은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게 됩니다. 매출에도 부정 영향은 피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는 자사 상품 우대 금지입니다. 아마존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입니다.

자사 상품 우대 금지는 처음 듣기에는 매우 타당하게 들리지만 오프라인 경제와 비교한다면 부당한 요구일 수 있습니다.  왜 부당할 수 있는가는 아래 글에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이마트는 PB 상품을 눈에 잘 띄는 진열대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금지되어야 할까요? 유럽의회 의원 크리세텔 쉬알디모세(Christel Schaldemose)는 유럽연합 DSA의 목표를 "오프라인에서 불법인 것은 온라인에서도 불법이다(what is illegal offline should also be illegal online)"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규제 법안이 통과된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오프라인 리테일에 대한 규제 또한 강화될 수 있습니다.

아마존 PB와 정부 규제: 무엇이 문제인가
아마존은 21년 10월 기준 총 17개의 자체 개발 상품(Private Label Product) 브랜드 또는 PB(Private Brand)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마트 또는 롯데마트가 복수의 PB를 제공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논란 대상은 PB 그 자체가 아니라 (1) 아마존 (쇼핑) 검색결과에서 아마존 PB가 우대 또는 특혜를 받고 있는지 여부와 (2) PB 우대 그

빅테크 기업의 주가: 겨울이 오고 있다

2022년 빅테크 기업은 강력한 규제 법안의 현실화라는 도전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빅테크 기업은 막대한 로비 자금을 투여하고 있지만 정치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 때 빅테크 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를 제시한 기업만이 규제의 압박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때까지 빅테크 기업 주가의 (일시) 조정국면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