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러닝(Deep Learning)의 대부(Godfather)로 통하는 제프리 힌턴(Geoffrey Hinton)은 2016년 "우리는 방사선 전문의(radiologist) 교육을 지금 중단해야 합니다. 앞으로 5년 안에 딥 러닝이 방사선 전문의보다 뛰어난게 일을 처리할 것은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매우 용기있는) 선언을 합니다. 딥 러닝이 MRI와 CT 이미지를 읽고 판독하는데 최적화된 기술임은 분명합니다.제프리 힌턴의 자신감 넘치는 주장이 있은 이후 5년 4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미국에 제한해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방사전 전문의의 수는 오히려 7% 증가했습니다. 나아가 현재 전 세계 방사전 전문의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단 한 명의 방사전 전문의도 딥 러닝 기술에 의해 일자리를 잃지 않았습니다.
레벨 5 수준의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는 언제쯤 가능할까요? 인공지능 연구에서 제프리 힌턴과 반대(?) 진영을 이끌고 있는 게리 마커스(Gary Marcus)에 따르면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는 법제도 변화 요소를 뺀다면 최소 40년을 필요로 합니다. 40년은 과장된 수치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레벨 5 자율주행이 10년 안에 가능하다는 주장도 비현실적인 주장입니다. 이 글은 그 근거를 담고 있습니다. 완성차 기업 중 레벨 5를 목표로 막대한 R&D 투자를 진행하는 곳이 다수입니다. 단계적 투자금 회수를 기획하고 있지 않다면 레벨 5 자율주행 기술 투자는 매우 위험한 기업 행위입니다.
딥 러닝: 생과 사를 가르는 결정을 하기에는 아직 미완성
제프리 힌턴은 2013년 구글에 결합합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고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일 년 전인 2015년 가디언은 제프리 힌턴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구글의 인공지능 수준이 앞으로 10년 안에서 인간처럼 사고하는 수준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그 10년까지 아직 4-5년이 남았지만 인간처럼 상식을 가지고 판단하는 인공지능 출현은 요원해 보입니다.

기계학습/딥 러딩(ML/DL) 기술은 인류 진화에게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퍼(CRISPR) 기계학습(ML)이 없었다면 인류는 코로나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을 이렇게 빠르게 제조할 수 없었습니다. 딥마인드(DeepMind)의 알파폴드 2(AlphaFold 2)는 담백질 (접힘)구조를 밝혀내는데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그야말로 큰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의학 혁명이라며 자랑했던 IBM 왓슨 헬스(Watson Health)의 매각 또는 몰락(?!)을 보십시요. 결과 이전에 마케팅이 선행한 대표적 오류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2021년 8월 테슬라 AI데이에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컨셉을 공개했습니다. 머스크는 휴머노이드 비즈니스가 전기자동차 사업보다 언제가(!) 커질 것이라는 희망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 날 공개된 테슬라의 휴머노이드는 로봇 옷을 입은 사람이었습니다. 다수 인공지능 학자는 사람처럼 말을 하고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하는 로봇의 출현이 가까운 시일 내에 불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딥 러닝은 이른바 거칠지만 쓸 만한 결과(rough-ready results)를 선사하지만 그 결과에 기초하여 인간의 생사를 가르는 판단을 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합니다. 기계학습/딥 러딩(ML/DL)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유독 그 성과가 기대를 못미치는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의료(medicine)와 자율주행입니다.

이러한 AI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시도는 크게 두 가지가 존재합니다.
- 일부 연구 진영에서는 입력 데이터의 량을 크게 증가시키면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입장을 대변하는 곳은 GPT-3를 개발하고 공유한 OpenAI입니다. 무어(Moore)의 법칙이 딥 러닝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딥 러딩을 위한 입력 데이터에서 수확 체감의 법칙(diminishing returns)이 확인되었다는 주장이 존재합니다.
- 다른 진영은 AI 양대 연구 방법론의 하이브리드 모델의 효율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AI 연구 방법론의 주류는 데이터 기반의 Neuro Networks 방법론입니다. 이는 전통 딥 러닝 접근법입니다. 소수파는 규칙 기반의 Symbolic Programs입니다. 이 방법론은 1980년대까지 AI 주류에 속했습니다. 이 두 방법론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신경 상징(Neuro-symbolic) AI입니다. DeepMind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하고 있지만, 큰 갈등 관계에 놓여 있는 AI 양대 연구 진영이 이러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적극 수용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요약하면 인간의 판단을 완벽하게 대신하는 수준의 레벨 5 자율주행 자동차가 언제 가능할지는 관련 전문가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레벨 5 자율주행을 가능하게할 AI 기술을 완성시키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았다는 주장은 구글 및 테슬라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웨이모(Waymo)는 단기간 내에 자율주행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21년 8월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아래 블룸버그 글 추천합니다.
Waymo Is 99% of the Way to Self-Driving Cars. The Last 1% Is the Hardest
위의 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알파벳은 자율주행 기술의 99%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1%가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있어 가장 어려운 구간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유사한 주장은 2018년 웨이모 Director of Engineering 자샤 아뉴(Sacha Arnoud)는 아래와 같이 말합니다.
"당신이 90% 이뤄냈다면 앞으로 90%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특정 기술의 90%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전체 시간에서 10% 에 지나지 않습니다(When you're 90% done, You still have 90% to go. Right so 90% of the technology takes only 10% of the time right)."

레벨 5까지 기술 수준이 이르지 못해도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적용이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자율주행 전용도로에서 운행을 제한하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또는 특정 구간에서 동일조건으로 반복 운행되는 화물 운반의 경우 자율주행 기술 적용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공상과학소설에서 경험한 그리고 일부 언론방송에서 보도하는 운전대 없는 자동차의 대중화는 아직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