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서비스 대중화에서 주요한 사건 중 하나는 아마존의 스포츠 라이브 중계권 구매입니다. 2018년 아마존은 2019년부터 3년 동안 지속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구매합니다. 한국으로 비유하면 쿠팡이 KBO로부터 프로야구 라이브 중계권을 구매한 것과 다름 없습니다. 스포츠 라이브는 소비자가 케이블 방송에서 OTT로 넘어가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경기의 결정적 순간을, 축구와 야구의 짜릿한 장면을 동시간대에 OTT로도 볼 수 있다면 (값비싼) 케이블 방송과 결별할 수 있는 미국 및 유럽의 시청자 규모는 결코 작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포츠 라이브 중계는 OTT 서비스의 확장 전략으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오늘은 아마존의 스포츠 라이브 중계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시장 전략보다 아마존의 광고 시장 전략에 보다 큰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설명드리려 합니다.
광고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아마존
영국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구매 이후 아마존의 스포츠 라이브 중계권 구매는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습니다.
- 미국 미식축구(NFL)의 목요일 저녁 독점 중계권: 2022년부터 11년 동안 지속
- (야구) MLB 뉴욕 양키스 중계권
- (축구) 시애틀 사운더스(Seattle Sounders FC) 독점 중계권
- (농구) WNBA 16개 경기 중계권
스포츠 중계권의 가격은 매우 높습니다. 아마존은 위의 NFL 중계권료로 1년에 1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하였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아마존 프라임 회원 수는 1억 5,3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가구 수인 1억2,075만을 넘어서는 수치입니다. 최소한 미국에서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을 확대하기 위해 스포츠에 막대한 돈을 투자할 명백한 이유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존 스포츠 중계권 구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2020년과 2021년 동안 아마존에서 발결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아마존 광고 수입 급증과 아마존 광고 부서 규모의 큰 증가입니다.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제품 검색(product search)이 구글에서 아마존으로 넘겨오면서 아마존은 앱과 웹에서 광고라는 추가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마존이 서드파티 셀러에게 앱과 웹의 광고 인베토리(inventory)에 광고 상품을 팔기 위해 광고 부서의 규모를 크게 키울 이유는 없습니다. 아마존이 라이브 스포츠 중계를 진행할 경우 아마존과 관련이 없는 (대형) 기업들도 아마존의 광고주로 등장할 것입니다. 스포츠 경기의 단골 광고주 자동차 기업, 아마존에서 자사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나이키 등도 아마존 광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광고주가 됩니다. 따라서 스포츠 중계권을 매개로 아마존은 완전한 광고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을 시작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아담 앱스타인(Adam Epstein)은,
"(아마존의 스포츠 라이브 중계권 구입은) 95%는 광고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고, 나머지 5%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의 유익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95% of this is about advertising and 5% of it is about strengthening the benefits of being a Prime member)."
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기업의 광고 비즈니스 확대는 피할 수 없습니다. 첫 째 구매 데이터라는 보다 확실한 타겟팅 광고 기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 째 광고 매출은 빠른 배송과 낮은 배송비로 인한 이윤율 저하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트위치(Twitch), IMDb TV, Fire TV 등 광고 인베토리를 꾸준히 확대해 오고 있었습니다. 아마존은 인벤토리의 월 도달 가능 규모가 2020년 2천만에서 2021년 1억 2천만으로 6배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스포츠 중계가 본격화되는 21년 하반기부터 광고 도달 규모는 더욱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전통 TV 광고 효율을 압도하는 아마존 비디오 광고
전통(linear) TV 광고와 아마존 비디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 Twitch + IMDb TV + Fire TV- 광고)는 내용과 구성에서 동일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앞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아마존은 풍부한 구매 데이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스포츠 라이브 중계에 쏠리는 대형 광고주의 광고가 아마존에서 효율성을 크게 높인다면 광고주는 앞다투어 가능한 모든 방송 프로그램이 아마존 비디오로 이동하기를 희망할 수 있습니다. 광고비 책정 방식도 전통 TV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tCPM(target cost-per-thousand impressions)입니다. 전통 TV 광고에서 효율성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아마존 비디오 광고는 측정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설명드린 아마존 비디오 광고의 효율성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이론적 추론입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아마존은 광고 부서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광고 비즈니스의 증가 여부에 따라 아마존의 무게 중심은 판매 또는 판매 마켓플레이스에서 AWS, FBA(Fulfillment by Amazon) 그리고 광고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3개 영역의 매출이 아마존 판매와 마켓플레이스 매출을 넘어서는 날도 얼마남지 않아 보입니다. 이 때 비로서 아마존은 서비스 기업으로 정의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