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제에서 시간(Time)은 가장 중요한 희소 자원(scarce resources)입니다. 빅테크 기업은 이용자의 시간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합니다. 아마존의 MGM 인수는 아마존 프라임 전략 뿐 아니라 아마존의 광고시장 전략과도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게임산업 진출이 점점 가까워오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산업에서 개별 산업 영역(domains)은 나름의 독립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경제도 출발 초기에는 유사한 모습이었습니다. 전체 경제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엮여지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디지털) 경제의 연결성은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커머스로 시작했지만 아마존은 클라우드(AWS), 미디어(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그리고 광고 시장까지 각 개별 영역(domains)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커머스가 작동되기 위한 '환경'에 불과했던 영역이 아마존의 주요 매출흐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경제의 논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전통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요원할 뿐입니다.

아마존 & MGM & 엔터테인먼트 & 아마존 프라임

많은 전문가들이 넷플릭스, 아마존 등이 필름 스튜디오를 구입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했었습니다. 필름 스튜디오 인수는 스트리밍 사업자에게 자체 도서관-경영학 용어로 생산 능력(production capacity)- 확장을 의미합니다. 빅테크 기업에겐 필름 스튜디오를 구매할 충분한 돈이 있습니다. 아마존의 MGM 인수가격인 84억 5천만 달러는 넷플릭스에게도 1년 콘텐츠 예산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MGM은 스트리밍 사업자로 아마존에게 3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의미란 스트리밍 사업자가 풀어야할 숙제를 말합니다.

  • 독점적 back catalogue
  • 최소한 하나의 히트 프랜차이즈: 제임스 본드
  • 잠재적 프랜차이즈 후보군: 로보캅, 록키, 스타게이트 등

특히 프랜차이즈의 강력한 힘으로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디즈니와 디즈니+를 고려할 때 경쟁 스트리밍 사업자에게 (독점적) 오리지널 영상 확보보다 중요한 것은 히트 프랜차이즈입니다. 짧은 기간동안 디즈니+가 스트리밍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한 힘도 바로 히트 프랜차이즈에 있습니다.

제 개인적 판단이지만, 앞으로 4개의 스트리밍 사업자가 (중국, 러시아 및 일부 아랍 국가를 제외한다면)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할 것입니다. 그 중 3개는 이미 확정되었습니다. 바로 넷플릭스, 디즈니+ 그리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입니다. 이 3개 기업은 첫 째 이미 충분한 비용 효과(cost benefits)를 달성했습니다. 다시 말해 수 천만 명에 달하는 유료 구독자 확보했고 그리고 이 구독자가 이제 큰 비용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이 3개 스트리밍 기업은 둘 째 모두 서로 다른 성장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3개 기업이 충돌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 이 3가지 다른 성장 전략은 다른 자리에서 소개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이 3개 기업 사이의 경쟁 또는 스트리밍 시장의 주도권을 다투는 전체 경쟁이 약하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한국 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스페인 그리고 미국 등의 전통 방송 사업자들도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Roku 채널이나 애플 TV+도 있습니다. 참, 애플에게는 아직도 독점적 back catalogue가 없습니다.

왜 이제야 빅테크 기업은 필름 스튜디오를 구매한 걸까요? CNBC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2015년에 타임 워너를 1천억 달러에 구매하려고 협상을 했다고 합니다. 애플이 주요 스트리밍 사업자로 자리잡기에는 이제는 시기를 놓쳤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음악 및 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애플의 절박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How Apple’s 2015 negotiations for Time Warner bundling deal briefly led to acquisition talks
If Tim Cook wants to compete against Netflix and Amazon Prime Video, he may need a huge acquisition. There’s history to suggest WarnerMedia-Discovery could fit.

아마존이 왜 MGM을 인수했는가? 아마존 프라임 때문이다, 정확합니다(저는 한가지 더 있다고 아래에 설명하겠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뉴욕타임즈가 매우 훌륭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Why Is Amazon in Entertainment?
Amazon will buy MGM. Cool. But why does the tech giant have a streaming video service at all?

프라임 비디오는 다른 프라임 혜택-(1) 빠른 배송, (2) 프라임 데이, (3) 음악, (4)전자책 (5) 등등-과 함께 새로운 프라임 회원을 확보하고 동시에 기존 회원들의 (계약) 해지를 막는데 도움을 줍니다. (Perks라 불리는 다양한 혜택은 새로운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 보다 기존 구독자를 묶어두는데 도움이 됩니다.)

일반 회원보다 프라임 회원이 왜 중요할까요? 쉬운 질문입니다. 위의 뉴욕타임즈 기사가 그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정확하게는 모건 스탠리 보고서 인용). 프라임 회원이 일반 회원보다 더 많이 아마존에서 구매하기 때문입니다. 프라임 회원은 년 평균 3,000 달러를 구매합니다. 일반 회원의 두 배에 달합니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 가구 수(households)는 미국의 경우 약 1억 4,700만, 기타 지역에서 약 2억 명 수준입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이들 중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이용하는 비율은 통계적으로 알기 어렵다고 합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아마전 전략을 이해하는 주요 퍼즐 조각

아마존 프라임 회원의 스트리밍 이용률을 알 수 없어도, 프라임 비디오는 아마존 전략을 이해하는 주요한 퍼즐 조각입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아마존 프라임만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 파이어 TV를 강화시킵니다. Fire TV는 알렉사와 함께 아마존 홈 플랫폼(Home-Platform)의 주요 구성 요소입니다. 물론 파이어 TV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뿐 아니라 다양한 서드파티 채널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First Party를 우대하는 것은 자명합니다. Fire TV는 또한 최근 아마존이 Sidewalk 네트워크로 시도하는 Mesh 네트워크에서도 알렉사와 유사한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소소한(?) 의미로는 MGM 인수는 아마존이 제공하는 프라임 채널의 이른바 skinny bundle 옵션에도 도움이 됩니다. 개인 소비자가 아마존에서 A채널과 B채널을 가격 X에 선택하면 여기에 덤으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IMDb TV를 볼 수 있습니다. MGM 인수로 아마존 프라임 매력이 더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Prime Video Channels: Should I be bundling HBO, Paramount Plus and Starz with Amazon?
Cord-cutters can add more than 100 channels a la carte through an Amazon Prime membership. Here’s how it works.

아마존 광고와 IMDb TV

CNBC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의 광고 매출은 Snap, Twitter, Roku 그리고 Pinterest 광고 매출 총합보다 2.4배 큽니다. 광고 매출 성장 속도도 이들 네 개 기업의 합보다 1.7배 빠릅니다. 아마존은 구글 및 페이스북과 함께 미국 3대 (온라인) 광고 사업자로 성장했습니다.

Amazon’s ad revenue is now twice as big as Snap, Twitter, Roku and Pinterest combined
Amazon’s ad unit is growing 1.7 times as quickly as other digital ad rivals, according to analysts at Loop Capital.

광고시장을 장악한 페이스북 및 구글의 유효한 전략은 가능한 많은 서비스에 가능한 많은 이용자를 모으고 여기에 가능한 많은 광고를 게시하는 것입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그리고 왓츠앱이 페이스북 광고 아성을 구성한다면 구글의 경우 검색서비스, 유튜브, 지도 그리고 거대한 구글 Ad 네트워크가 구글의 진영입니다. 물론 구글과 페이스북은 도달범위만 넓은 것이 아닙니다. 계속해서 진화하는 고도화된 광고의 정확도가 이들의 무기입니다.

아마존의 21년 1/4분기 광고 매출은 69억 달러였습니다(참고: MGM 인수가격은 84억 5천만 달러).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는 충분합니다. 광고 매출 성장을 위해서는 아마존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의 웹과 앱에서의 광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Fire TV, IMDb TV 그리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 아마존의 광고 진영은 확대되어야 합니다.

Janko Roettgers는 MGM 인수가 IMDb TV에 가지는 의미를 정확하게, 매우 훌륭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Amazon MGM acquisition gives boost to ad business
Prime Video may get the next Bond movie, but don’t forget about IMDb TV.

IMDb TV는 아마존 IMDb가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IMDb TV에서는 광고가 노출되는 댓가로 스트리밍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됩니다. 위 보도에 따르면 IMDb TV 이용자는 일주일에 평균 5.5 시간을 소비합니다. 아마존은 IMDb TV 이용자 규모가 더 크게 성장하기를 원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IMDb TV에 매력적인 영상 catalogue를 계속해서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성장한 IMDb TV 도달범위는 아마존 광고 사업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용자 취향 분석에 기초한 Echo의 오디오 광고 및 스트리밍 서비스의 영상 광고는 아마존 광고의 강력한 성장 축을 형성할 것입니다.

바로 아마존 광고의 성장 전략에 MGM 인수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퍼즐 조각입니다.

애플과 구글의 쿠키 차단: 아마존의 과제

애플이 iOS 업데이트를 통해, 구글이 크롬 및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를 통해 서드파티 쿠키 수집 차단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앞으로 온라인 광고시장의 질서가 재편될 것입니다. 이 새로운 질서에서의 승자는 (광고주 입장에서) 모든 걸 하나의 인터페이스(everthing from one source)에서 제공하는 사업자일 것입니다.

가장 큰 승자는 구글입니다. 애드테크 기업들이 차지했던 몫의 상당부분을 구글이 가져올 것입니다. 애플에게 돌아갈 이익도 클 것입니다. 애플은 지금까지 광고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iAd도 참사로 기록되었고요. 앱스토어 수수료 문제로 법적 갈등을 겪고 있는 애플에게 만약을 위한 매출 대안이 필요합니다. iOS에서 트래킹이 힘들어지면 작지 않은 규모의 '앱 설치 광고'는 애플의 손에 떨어질 것입니다. 애플이 앱스토어와 앱 설치 광고를 연결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로 인해 가장 큰 손해를 입는 곳은 페이스북이겠죠.

온라인 광고시장 재편의 승자 중 하나는 아마존입니다. 애플과 구글의 정책 변화에 따라 '자사 플랫폼'이 클 수록 광고 사업은 이익을 받게 되는 구조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MGM 인수가격은 성장하고 있는 아마존 광고 사업을 고려한다면 그리 큰 돈이 아닙니다. 아마존은 거대한 마켓플레이스와 Fire TV, IMDb TV 등에 증대하는 광고 공간(ad space)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 게임

The Information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애플 Arcade와 유사한 게임 묶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애플 Arcade에서 개별 게임은 넷플릭스에서 개별 라이센스 영상과 같은 의미입니다. 이 사업구조를 잘 이해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게임 서비스에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Netflix Seeks Executive to Expand Game Efforts
Netflix is looking to hire an executive to oversee an expansion into videogames, a sign it is stepping up its efforts to grow beyond traditional filmed entertainment, according to people familiar with the situation. In recent weeks, Netflix has approached veteran game industry executives about ...

넷플릭스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경쟁자를 디즈니+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아닌 Fortnite이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어렵지 않습니다. Fortnite와 같은 게임은 게임 이용자의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차지합니다. 이들 게임 이용자는 계속해서 성장하는 중요한 고객 그룹입니다.

생산 제품 카탈로그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 1960년대 marketing myopia로 지적된 기업이 하는 가장 대표적인 실수입니다. "나는 비디오야. 그래서 난 비디오와 경쟁해!" 이런 생각을 벗어 던진 기업이 넷플릭스입니다. "내 고객의 시간을 뺏고 있는 것이 무엇이지?"라고 넷플릭스는 사고하고 있습니다. 어떤 고객이 매일 밤 fortnite, roblox 그리고 마크에 빠져있고 가끔(!) 넷플릭스를 보고 있다면 이 고객은 언젠가 넷플릭스를 떠날 것입니다. 이 고객에게는 디즈니+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뭘하든 관심 밖입니다.

그 밖에도 fortnite을 위시해 게임기업은 새로운 장르를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바로 Metaverse입니다. 애플, 구글 그리고 아마존도 게임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만 특히 구글의 stadia는 실패한듯 합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 애플, 구글 또는 아마존 중 하나가 게임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이 성공한 기업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게임과 함께 묶음상품(bundle)으로 제공한다면 어떨까요? 그 때 넷플릭스가 게임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옳을까요? 아닙니다.

디지털 경제의 산업 영역(domains)은 묶여 있습니다.

디지털에선 모든 산업 영역이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작용 아래 놓여 있습니다. 때문에 (전략) 콘텍스트가 점차 중요해 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업의 어떤 행위도 빈 공간(vacuum)에서 이뤄지지 않습니다. 또는 빈 공간을 남겨두지 않습니다.

아마존의 (전략) 행보를 이해하고 싶다면, 아마존의 이커머스 영역만 살펴봐서는 안됩니다. 아마존의 스트리밍과 엔터테인먼트 전략을 함께 분석해야 합니다.

(디지털) 개별 시장은 결코 zero sum game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소비자의 하루는 항상 zero sum game입니다. 우리가 깨어 있는 동안 가장 소중한 공간은 개별 시장이나 카테고리가 아닙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시간입니다. 바로 시간은 디지털 경제에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희소성(scarcity)이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Exciting f(R)에 포함된 기업입니다.
Exciting f(R)을 소개합니다. 리테일 시장 질서재편의 주인공입니다.
리테일 대재앙(Retail Apocalypse)의 시작2017년 4월 The Atlantic의 데릭 톰슨(Derek Thomson)은 리테일 산업이 붕괴(Meltdown)되기 시작했다고 보도를했습니다. 쇼핑몰이 문을 닫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Credit Suisse의 분석[https://www.usatoday.com/story/money/2017/06/12/childrens-apparel-chain-gymboree-files-chapter-11-bankruptcy/102772792/]에 따르면, 2017년 아직 문을 닫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