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은 배달 서비스의 진화를 낳고 있습니다. 바로 신속(Ultra-fast) 배달서비스의 탄생과 성장입니다. 이들 기업은 최대 10분 안에 생필품, 음료 등을 배달합니다. 아마존의 생필품 배달 시간은 2시간입니다. 아마존마저 이들 신속 배달 서비스에 밀리기 시작했고, 전통 리테일 기업은 이들 신속 배달 서비스와 다양한 합종연횡을 진행하면서 아마존에 대항 전선을 형성하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존이 생필품 신속 배달서비스 기업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보도되었습니다. 이 글은 생필품 신속 배달 서비스의 시장 상황과 전망을 분석합니다.

21년 6월 9일 블룸버그는 아마존과 미국의 신속 배달서비스 기업 GoPuff는 각각 독일의 신속 배달서비스 플링크(Flink)와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속 배달서비스는 아래 글에서 간략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락다운(Lockdown)이 강타한 북미와 유럽에서 크게 성장한 서비스는 생필품 및 음식 신속 배달서비스입니다. 대표적 기업은 미국의 GoPuff, 터키의 Getir, 독일의 Gorilla 등입니다. 북미와 유럽에서 체인화되어 있지 않는 마트의 비율은 매우 작습니다. 이들 대형 마트 체인은 한국의 오토바이 배달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았습니다. 이 틈새를 GoPuff 같은 배달 서비스가 뛰어들었습니다. 또한 북미와 유럽에는 한국 아파트 경비원이 없습니다. 한국 아파트 경비원은 배송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경비원이 없다보니 분실 사고가 많이 발생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새벽배송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새벽 도둑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번 상상해 보십시요. 스마트폰에서 주문을 클릭한 이후 최대 30분 안에 배송이 끝난다면 어떨까요? 소비자는 집에 머물면서 배송을 받을 충분한 시간 여유가 있을 겁니다. GoPuff는 30분, Getir와 Gorilla는 10분 배송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주문한 소비자로부터 가장 가까이 위치한 마트 또는 공영주차장에 장기 주차한 컨테이너에서 배송이 시작됩니다.
광고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이커머스: 광고시장의 중심 이동
이윤율이 낮은 상거래만으로 이커머스 기업이 성장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마존 뿐 아니라 다수 이커머스 기업들이 디지털 광고시장을 노리기시작했습니다. 최근에야 이커머스에서 성과를 내기시작한 월마트,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생필품 배송 기업이 아마존의 광고 비즈니스를본격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구글과 애플 그리고 각국 정부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이른바 Third party data 활용을 어렵게 하고있습니다. 이커머스 기업은 고객의 취향과 생활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First party data을 확보할 수 …

아마존이 신속 배달서비스에 관심가지는 이유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과 아마존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판매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아마존이 제공하는 하루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품을 편리하게 조달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아마존의 이른바 Total Care가 인근 슈퍼마켓에서 신속하게 생필품을 배송하는 서비스에 위협을 받는다면 아마존 프라임 전략은 두 가지 단계로 위험에 놓이게 됩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 고객은 먹거리, 간식 등 일상 수요를 챙길 수 있는 아마존 이외에도 다른 서비스가 존재한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매 주문 때마다 이를 기억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GoPuff, Gorilla, Getir, Flink 등이 슈퍼마켓에 존재하는 생필품보다 다양한 상품을 판매 및 배송하는 서비스로 성장할 때 입니다. 이미 이들 신속 배송서비스는 다른 상품(예: 빵, 제과점 등)을 판매 및 배송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말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시작한 신속 배달서비스가 판매 품목을 확대할 경우 아마존 프라임은 위협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21년 5월 아마존은 자사의 신속 배달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나우(Prime Now) 서비스를 21년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이를 기존 아마존, 정확하게는 아마존 프레시(Fresh)로 통합합니다.

아마존의 빠른 배송 통합 전략: 프라임 나우 서비스 종료
21년 5월 21일 아마존은 ”빠른 배송 전략(Ultra-fast Delivery Strategy)”의 대표주자 아마존 프라임 나우(PrimeNow) 서비스를 21년 연말까지 전세계적으로 종료한다고 밝혔[https://www.aboutamazon.com/news/retail/prime-now-finds-a-new-home-on-amazon]습니다. 2014년 뉴욕을 시작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7개 국가의 주요 도시에서 “Free-2 hour delivery”를슬로건으로 내걸었던 아마존 프라임이 서비스를 중당합니…

문제는 아마존 프라임 나우, 이제는 아마존 프레시의 배송 시간은 2시간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10분과 2시간 대결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신속 배송서비스가 말그대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통 리테일 기업이 이들 배송서비스의 강력한 투자자로 역할하고 있습니다- 단 GoPuff의 주요 투자자는 소프트뱅크입니다-. 전통 리테일 기업은 신속 배달서비스에서 아마존과 경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으로서도 북미 및 유럽 각국의 신속 배달서비스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아마존의 약점

만약에 플링크(Flink)가 아마존에 인수된다면 플링크가 독립 서비스로 남을 수 있을까요? 저의 대답은 No입니다. 아마존이 2009년 인수한 신발 및 옷 판매 기업 Zappos는 독립 웹사이트를 가지고 있지만 아마존 내에서도 잊혀진 존재입니다. 아마존은 전통적으로 인수한 기업을 아마존이라는 우산 아래 통합시켜 왔습니다. 플링크도 그러한 운명을 겪게 될 것입니다.

아마존에는 상대적으로 독립 작동하는 수 많은 팀이 존재합니다. 각 팀은 자신만의 영역을 설정하고 이 구역의 산출물이 빠른 성장 곡선을 그릴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합니다. 플링크가 만약 인수된다면 아마존 프레시 조직으로 흡수될 것입니다. 아마존 프레시는 최근 아마존 프라임 나우 조직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프레시에도 복수의 팀이 존재할 것이고 플링크를 담당하는 아마존 내부 팀은 다른 팀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마존이 지금까지 인수한 다양한 경쟁 서비스는 시장에서 이들 서비스를 퇴출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쟁 서비스만 사라진다면 아마존 내부 팀이 이 영역에서 더 효과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플링크라는 신속 배달서비스 영역은 아마존이 전력을 다해 키워야 하는 영역이지 이와 갈등해서는 안되는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저의 추론은 아마존 경영진은 플링크를 인수하지 않고 자체 팀으로 직접 신속 배달서비스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입니다. 아마존 시장 밖에서 이미 수많은 투자자 및 전통 리테일 기업이 복수의 신속 배달서비스의 뒷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Gorilla, Flink 등의 창업년도는 2020년입니다. 코로나로 신속 배달에 대한 소비가 폭발했고 이는 당분간 지속되면서 관련 시장을 재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가운데 아마존이 10분 배달을 어떻게 시스템화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위의 2단계 위험에 아마존은 노출될 것입니다.

아마존은 코로나로 자체 매출 또한 크게 성장했고,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도 주요 플레이어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마존 제국에 신속 배달서비스라는 간단치 않은 경쟁 구도가 발생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