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2월 2일 메타-구 페이스북-의 실적 발표가 주식 시장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다음 날 메타의 주가가 급락하며 시가총액 중 2370억 달러가 날아갔습니다. 약 300조원 수준입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약 442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메타 시가총액 손실 규모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제가 놀란 다른 점은 빅테크 기업의 시가총액이 얼마나 큰지입니다. 메타 시가총액 중 "단지" 26퍼센트가 사라졌는데 그 크기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3/4 규모입니다.
우리는 이윤, 이용자 규모, 시가총액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크기 또는 수치를 다소 과소 평가합니다. 2021년 메타의 일 활성 이용자(DAU) 수가 100만 명 축소되었습니다. "100만 명이나!"라며 (주식) 시장은 놀라지만 정확하게 비교하면 DAU는 19억 3,000만 명에서 19억 2,900만 명으로 줄어든 겁니다. 메타의 경영 실적을 긍정 평가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매타가 직면한 도전은 결코 간단치 않습니다-이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빅테크 기업의 수치를 보다 정확하게 비교 및 분석하는 것이 빅테크 비즈니스의 변화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시기가 절묘했습니다. 22년 2월 3일 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를 분석하며 복수의 전문가들은 아마존 광고 비즈니스의 성과를 극찬하고 있습니다. 벤 톰슨(Ben Thompson)은 아마존 광고 비즈니스가 아마존으로부터 분사해서 기업공개(IPO)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리테일 미디어로서 광고 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에 대해 배네딕트 에번스(Benedict Evans)는 아래와 같은 트윗을 합니다.
I wondered when Amazon would start disclosing advertising revenue. Answer: $31bn in 2021 - roughly the same size as the entire global newspaper industry.
— Benedict Evans (@benedictevans) February 3, 2022
AWS produced $18.5bn operating income - it's plausible that the ad business is now more profitable. pic.twitter.com/MCq3zjp3Kc
에반스에 따르면 아마존 광고 수입이 전 세계 종이신문의 광고 수입과 동일한 수준입니다. 에번스는 다양한 글을 통해 광고 비즈니스가 아마존 AWS보다 (동일 매출 대비) 높은 수익성을 가지고 있음을 주장하며 광고 비즈니스가 AWS보다 아마존에서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해 왔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아닙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리테일 미디어의 장점: Direct Response
에번스가 극찬하고 있는 아마존의 광고 수입 증가는 이커머스 기업에게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볼 때 제품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공간에서 소비자가 찾고자 하는 제품 옆에 광고하는 것은 종이신문에 광고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강력한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테일 미디어로서 이커머스 플랫폼의 가능성은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벤 톰슨(Ben Thompson)은 리테일 미디어의 광고는 구글 (및 네이버) 검색 광고처럼 (구매) 전환(conversion)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광고로서 그 효과-ROI-가 매우 높다고 강조합니다. 벤 톰슨은 이러한 광고를 Direct Response Advertising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나아가 메타가 겪고 있는 큰 어려움 중 하나인 애플 사파리에서 제3자 쿠키가 금지된 ATT(App Tracking Transparency)에서 아마존은 자유롭다고 설명합니다. 메타에 등을 돌린 광고주가 아마존(과 틱톡)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입니다. 그 결과 북미 및 유럽 디지털 광고 시장은 구글과 메타가 지배한 독과점 시장(Duopoly)에서 구글, 메타 그리고 아마존(과 틱톡)이 지배하는 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여기까지는 저도 동의합니다.

아마존 광고 수입, 상한선(ceiling)에 도달하고 있어
그러나 아마존 광고 수입에서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그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아마존의 실적 발표를 자세히 뜯어 보겠습니다.
아마존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2019년부터 광고 수입(Advertising Services)을 처음으로 별도로 분류해서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별도 발표한 사실에서 벤 톰슨(Ben Thompson)은 아마존 광고 비즈니스의 분사와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추론하고 있습니다.
2021년 아마존의 광고 수입은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약 311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2020년 대비 55% 성장했습니다. 55%! 놀라운 수치입니다.

그러나 다른 수치를 찾아 비교하면 첫 째 아마존 광고 수입은 아마존 마케팅 지출을 상쇄하는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둘 째 아마존 광고 수입의 분기별 성장률은 하락 추세입니다.
첫 번째 발견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아마존 마케팅 지출-마케팅 Expenses-은 아마존 광고 수입과 유사하게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잊지 말아야할 점은 아마존은 광고로 큰 수입을 거두고 있지만 아래 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2019년부터) 아마존 자체가 세계 최대 광고주라는 사실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마케팅 Costs는 아마존이 TV,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 등에 지출하는 광고비를 말하며, 마케팅 Expenses는 마케팅 Costs를 포함하여 제휴 마케팅, 아마존 셀러 모집 비용, 아마존 마케팅 부서 인건비 등을 포함한 수치입니다.

2021년 아마존 마케팅 지출은 2020년 대비 약 48% 증가했습니다. 위의 <아마존 매출 추이>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2021년 아마존 커머스 매출-Online stores + Third-party seller services- 성장률은 22.75%에 그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마존 매출 증가율보다 마케팅 지출 증가율이 더 높습니다. 아마존 광고 수입 증가는 아마존의 총비용 증가 중 일부인 마케팅 지출을 상쇄하는 수준입니다.
두 번째 발견은 아마존 광고 수입의 분기별 성장률은 하락 추세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획인할 수 있는 것처럼 아마존 광고 수입의 분기별 성장률은 21년 1분기 76%, 2분기 88%, 3분기 52%, 4분기 33%입니다.

21년 전체로 볼 때 20년 대비 55%로 성장했지만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가 몰려 있었던 21년 4/4분기 성장률이 33%라는 점은 주목해야할 지점입니다. 물론 33%도 높은 성장률입니다. 그러나 아마존의 광고 인벤토리(inventory)가 상한(ceiling)에 도달했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광고 수입은 더 이상의 폭발적 성장보다는 완만한 성장세를 그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마존의 광고 인벤토리는 아마존 커머스뿐 아니라 트위치(Twitch), IMDb TV, Fire TV를 포함합니다. 이 중 아마존 광고 수입은 아마존 커머스에서 90% 이상 발생하고 있습니다. 트위치, IMDb TV, Fire TV 등에서 광고 매출이 성장할 여지는 있지만 아마존 커머스 영역에서 광고 인벤토리 확장 여지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존 커머스 광고는 대부분이 검색 광고입니다. 특히 앱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검색 광고 수가 지나치게 증가하면 이용자 편의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커머스 플랫폼의 또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의 경우 셀러(Seller)를 이용자가 팔로잉할 수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제품 검색을 할 경우 팔로잉하는 셀러가 포함됩니다. 알리익스프레서는 이용자마다 다른 제품 검색 결과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존에는 하나의 제품에는 단 하나의 제품 검색 결과가 있을 뿐입니다. 이용자마다 검색 결과에 차별이 없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아마존은 스스로 셀러이기도 합니다. 일반화하면 아마존 제품 검색 결과는 광고 → 셀러 아마존 → (무수히 많은) 서드파티 셀러 순입니다. 이러한 아마존의 플랫폼 구조는 광고 인벤토리의 확장 가능성을 제한합니다.
아마존 AWS 분사 IPO, 아마존 광고 비즈니스 분사 및 IPO 가능성 낮아
아마존 실적 발표에서 눈여겨 봐야할 다른 부분은 AWS의 성장률입니다. 2021년 분기별 성장률은 각각 32%, 37%, 39%, 40%입니다. 경이로운 수치입니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상한(ceiling)은 아직 멀고 멀었습니다. 영어로 표현하면 AWS has bigger fish to fry입니다. 벤 톰슨(Ben Thompson)은 2015년 아마존 AWS의 분사 및 IPO 가능성을 예측한 적이 있습니다. AWS의 성장 가능성을 훌륭하게 분석하고 있지만 아마존이 특정 사업 분야를 분사하고 이를 IPO하는 일은 당분간 이러나기 어렵습니다.
이유는 물류 및 배송 투 그리고 인건비 분야에서 아마존이 받고 있는 거대한 비용 상승 압박입니다. 아마존은 200만 명에 육박하는 직원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빅테크 기업과 비교하면 10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고용 규모가 큰만큼 아마존은 물가상승 압력에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22년 2월 3일 실적 발표에서 아마존 CEO 앤드류 제시(Andy Jassy)도 22년 1/4분기에도 노동력 부족과 인플레이션이 아마존의 성장 속도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재무제표 또는 실적 자료에서 기업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은 아래 글에서 설명하고 있는 capex(capital expenditure)입니다. capex는 장비 투자와 같은 설비 투자를 의미합니다. capex는 기업의 목적지를 보여줍니다.

아마존의 capex는 아래와 같습니다. 2021년 12월 31일 기준 아마존의 capex는 610억 달러입니다. 매출 대비 13%라는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610억 달러 중 40%가 AWS의 서버 증설에 쓰입니다. 610억 달러 중 약 30% 물류창고(warehouse) 그리고 약 25%가 차량, 선박, 비행기 등 배송에 투자되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앞으로 어디서 돈을 벌고, 어디서 비용을 절감하려는지 capex가 정확하게 설명하고 잇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AWS 또는 광고 비지니스를 분사한다면 비용 상승 압박을 상쇄할 여지가 크게 줄어들게 되고 이는 아마존 커머스의 이윤율 하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나아가 아마존 커머스가 적자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아마존 주주가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바로 대규모 법률 소송이 이어질 것입니다.
2022년 아마존의 성장률은 둔화될 수 있지만 아마존은 AWS, 물류 그리고 배송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시장을 매우 훌륭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