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가 새로운 진화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틱톡이 변화의 시발점입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숏폼 동영상을 넘어 이용자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법을 틱톡 방식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이미지, 일반 포스트 등 모든 콘텐츠 형식에 소셜 그래프와 아무 상관없는 A.I. 추천 방식이 도입됩니다. 영상은 서로를 구별할 수 있는 다양하고 풍부한 매개 변수(parameters)를 가지고 있습니다. 과연 사진/이미지 그리고 일반 텍스트 및 링크 공유에서 수 많은 이용자의 무한한 취향을 분류할 수 있을 매개 변수를 뽑아 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기술적 가능성이 전제되지 않는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틱톡화 전략은 실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인스타그램의 틱톡화가 싫어'라고 말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은 지난 10년간 크게 변화했습니다. 친구 소식을 공개 피드를 통해 확인하고 좋아요와 댓글을 남기는 소통 방식은 (죄송하지만) 낡았습니다. 기업 메타는 이러한 이용자의 행위 변화를 알고 있기에 과감한 틱톡화를 선택한 것입니다.
이 글은 기업 메타의 탈 소셜 미디어 전략을 소개하고 메타의 새로운 A.I. 미디어 전략이 메타버스 전략과 어떻게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홈 탭과 피드 탭: 미디어 탭과 소셜 탭
마크 저커버그는 22년 7월 21일 페이스북 포스트를 통해 페이스북 앱의 변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페이스북 진화 방향이 간결하지만 정확하게 담겨 있습니다.
페이스북 앱에서 <홈> 탭은 개인화된 피드입니다, (틱톡 For You Page 추천 알고리즘과 유사한) 디스커버리 엔진이 앞으로 여러분이 가장 좋아할 콘텐츠를 추천할 것입니다.
그러나 <피드> 탭은 앞으로 여러분의 (페이스북 앱) 경험을 맞춤형으로 꾸미고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것입니다.
One of the most requested features for Facebook is to make sure people don't miss friends' posts. So today we're launching a Feeds tab where you can see posts from your friends, groups, Pages and more separately in chronological order. The app will still open to a personalized feed on the Home tab, where our discovery engine will recommend the content we think you'll care most about. But the Feeds tab will give you a way to customize and control your experience further.
페이스북 앱에서 <피드> 탭은 한국 이용자에게도 적용되었지만 <홈> 탭은 한국 이용자에게 추천 콘텐츠(Suggested for you)를 아직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추천 콘텐츠는 소셜 그래프와 무관하게 틱톡 방식으로 추천되는 콘텐츠입니다.

<피트> 탭은 다시 <모두>, <즐겨찾기>, <친구>, <그룹>, <페이지> 탭으로 구별됩니다. 이용자는 <즐겨찾기>를 통해 자신에게 중요한 포스트 생산자를 선별하여 소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친구, 팔로잉, 구독 페이지 등의 수가 많은 페이스북 이용자는 <피드> 탭을 통해 시간순으로 페이스북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순 피드는 과거 페이스북 서비스 초기에나 작동할 수 있었던 방식입니다. 또는 친구 수 + 구독 페이지 수가 100여개 정도 일 경우 시간순 피드 소비는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시간순으로 피드를 소비할 수 있는 기능은 앱이 아닌 데스크톱에서도 이미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능은 숨겨져 있어서 그 누구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 링크를 클릭하시면 시간순 피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모바일에 <피드>탭이 새롭게 도입되었을까요? 적절한 답은 페이스북 알고리즘에 대한 다양한 비판을 회피하기 위해서입니다. 2016년 브렉시트 투표 그리고 미국 대통령 선거를 시작으로 페이스북 (뉴스) 피드 알고리즘은 확증 편향을 강화하고 오정보 및 허위정보를 대량으로 유통시키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합니다. <피드> 탭은 알고리즘이 작동하지 않는 공간입니다. 비판으로부터 다소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홈> 탭에서 개인의 콘텐츠 선호 및 소비는 (앞으로) 소셜 그래프와 무관하게 A.I.와 개인의 상호 작용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오정보 및 허위정보가 추천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소셜 그래프를 통해 확산이 증폭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틱톡 추천 알고리즘 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디스커버리 엔진은 소셜 그래프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디스커버리 엔진은 이용자가 어떤 집단에 강한 친밀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이용자의 콘텐츠를 더 선호하는지 등 타인의 정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요약하면 <피드> 탭은 규제 면피용입니다. 소셜 그래프 정보는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이 지난 18년 동안 구축한 데이터 자산입니다. 이 값진 데이터 자산 위에서 타게팅 광고의 효율은 극대화를 경험합니다. <홈> 탭으로 무게 중심 이동은 소셜 그래프라는 데이터 자산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작별하겠다는 강한 의지입니다. 가장 강력한 수익모델에서 힘을 단계적으로 빼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겠다는 의지입니다.
여기서 단계적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은 2022년의 경우 <홈> 탭 피드 중 15%를 이용자의 소셜 그래프의 범위 밖의 콘텐츠로 채우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수치는 2023년 하반기 30% 이상으로 증가합니다. 다시말해 <홈> 탭은 처음부터 틱톡의 추천 피드(For You Page)와 동일하게 운영되지 않습니다. <홈> 탭 피드는 당분간 소셜 그래프에 크게 의존합니다. 그 비중을 매년 축소시키겠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계획입니다. 이 피드 구성 원칙은 인스타그램에도 유사하게 적용됩니다.
인스타그램은 2020년부터 이미 숏폼 동영상 릴스(Reels)를 도입했습니다. 22년 7월 21일 발표에 따르면 이용자가 15분 이상 길이의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할 경우 이 영상은 자동으로 릴스로 전환됩니다. 틱톡의 성공 요소 중 하나는 '이어찍기'와 '듀엣'입니다. 두 기능 모두 틱톡 이용자가 타인이 제작한 영상을 활용하여 쉽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이른바 바이럴의 시작점입니다. 이 기능을 인스타그램이 리믹스(Remix)라는 이름으로 도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릴스가 보다 틱톡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티톡 이용자를 릴스 이용자로 전환하는 것이 쉬워졌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인스타그램은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BeReal의 핵심인 스마트폰 전면 및 후면 카메라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Dual이란 기능을 7월 21일 도입했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위험을 감내하는 이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틱톡화에 대해선 지난 6월 아래 글에서도 소개하고 그 배경을 분석했습니다. 이제 틱톡화의 구체적 모습과 절차가 드러났습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단계적으로 진행되지만 소셜 미디어에서 소셜과 미디어가 분리되는 방향으로 그 변화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A.I. 미디어 (1): 힘을 잃어가는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카일리 제너(Kylie Jenner)와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의 저항을 소개했습니다. 두 자매는 총 6억 명이 넘는 팔로워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인스타그램의 틱톡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경제적 계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제너의 경우 스폰서 포스트의 가격은 67만 달러에서 1백만 달러입니다. 틱톡에서 팔로워 수 가치는 인스타그램 대비 매우 낮습니다. 팔로워 수가 도달거리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너의 도달거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광고주는 분명 더 적은 돈을 지불할 것입니다. 제너가 인스타그램의 틱톡화를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기업 인스타그램이 스타 인플루언서를 비판하거나 이들과 맞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2018년 일입니다. 카이리 제너는 스냅쳇의 새로운 디자인을 맘에 들어하지 않았습니다. 제너는 이러한 생각을 아래 트윗에 담았습니다.
sooo does anyone else not open Snapchat anymore? Or is it just me... ugh this is so sad.
— Kylie Jenner (@KylieJenner) February 21, 2018
이 트윗 이후 스냅의 기업가치는 단숨에 13억 달러를 잃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인스타그램 대표 아담 모세리입니다. 아담 모세리는 A.I. 미디어 (1): 힘을 잃어가는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소개한 것처럼 신속하게 인스타그램의 틱톡화 반대에 대응합니다. 모세리는 인스타그램의 틱톡화를 철회하지 않고 틱톡화가 인플루언서 또는 크리에이터에게 도움이될 것이라 주장합니다.
옴 말릭(Om Malik)은 카일리 제너(Kylie Jenner)와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의 저항과 모세리의 대응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출처: Why Kylie is mad at Instagram? by Om Malik
옴 말릭의 과장된 주장을 잘못 해석하면 모세리와 저커버그의 독단으로 인스타그램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기업 인스타그램 스스로 인스타그램에서 무엇이 작동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 변화는 분명하게 데이터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데이터는 명확하게 한 방향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더 많은 동영상, 더 많은 릴스 그리고 더 많은 틱톡형식의 A.I. 추천을 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 메타는 틱톡화 전략을 위험이라고 판단하고 있지 않고 이용자의 행위 습관 변화에 조응하는 전략 변화라고 판단하고 있을 겁니다. 틱톡화는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 다수 이용자의 바램입니다.
워싱턴포스트의 테일러 로렌즈(Taylor Lorenz)는 아래 글에서 사진 공유 앱으로서 인스타그램을 원하는 사람은 매우 소수임을 지적하면서 플랫폼만 변한 것이 아니라 우리 이용자의 선호가 크게 달라졌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테일러 로렌즈는 2014년 방식의 시간순 사진/이미지 피드가 다시 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믿음이라고 말합니다. 시간순 피드가 친구 사이를 더 가깝게 만들지 않습니다. 우리는 공개 사진/이미지에 좋아요를 클릭하고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더이상) 인간관계를 가꾸지 않습니다. 친밀함은 DM, 그룹 채팅/단톡 등을 통해 유지 및 발전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틱톡화는 (장기적으로) 옳은 결정입니다. 그러나 틱톡화 과정은 그렇게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이 <피드> 탭을 도입하면서 앱 이용의 복잡성이 증가한 것처럼 인스타그램 앱은 앞으로 더욱 복잡해지고 이용자 경험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일부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좋았던 과거를 그리워할 수 있고, 일부 영향력 큰 인플루언서는 제너와 카다시안과 같은 저항을 조직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작지 않은 규모의 이용자가 틱톡으로 중심 플랫폼을 옮길 수도 있습니다.
메타의 새로운 전략이 의미하는 바: 소셜과 작별
틱톡은 스스로를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라고 규정합니다. 스냅은 자신을 <카메라 기업>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BeReal은 "또 다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아니다(not another social network)"라며 소셜 미디어로 분류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의 시대는 끝난 걸까요? 소셜 미디어의 몰락을 주장하는 것은 아직 이릅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인 40억 이용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서비스입니다. 저커버그도 "우리가 하는 일인 소셜 파트는 계속해서 남아 있을 것이며 우리가 지금하고 있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The social parts of what we do will always remain. I think that, that will be a very kind of differentiated and important part of what we're doing)"라며 기업 메타에게 있어 소셜 기능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악시오스(Axios)의 스코트 로젠버그(Scott Rosenberg)가 말한 "소셜 네트워킹 시대가 끝날 무렵(sunset)"이라는 표현에 쉽게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전체 공개> 중심의 (뉴스) 피드 시대는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수년동안 인터넷 대화 중 많은 부분이 피드에서 커뮤니티, 그룹 그리고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틱톡이 등장하면서 소셜 미디어 지형을 최종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틱톡에도 수많은 댓글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 댓글의 대부분은 공감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댓글의 성격이 변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사적 대화 공간이 공적인 피드가 아닌 DM, 메시징 서비스로 이동했다고 판단하고 이 경향을 더욱 강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소셜 미디어가 세상을 연결한다는 꿈은 이제 끝났습니다.
특히 Gen Z의 경우 전통 소셜 미디어에 관심이 없습니다(악시오스). 젊은 이용자는 복수의 메시징 서비스를 이용하고 트위치, 디스코드 등 특수 커뮤니티 서비스를 가까이하고 있습니다(워싱턴포스트). 이러한 사적 대화 공간과 정반대되는 영역에 틱톡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사회 관계망과 무관하게 작동합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을 얼마나 정교하게 복사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어떻게 평가할지 예단할 수 없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그 서비스의 출발점 또는 뿌리로부터 점점 더 멀어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메타의 매출 감소 원인: 애플과 틱톡
메타의 2022년 2/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와 35% 하락했습니다. 순이익의 경우 3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2012년 메타가 상장된 이후 매출 하락은 처음입니다. 매출 및 순이익 하락과 상이하게 페이스북 이용자는 1/4분기 대비 1천만 명 증가했습니다. 이용자 수는 증가하는데 매출과 순이익을 줄어든 것입니다.
매출 및 순이익 하락에는 세 가지 원인이 존재합니다. 첫 째,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기업의 광고 지출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서도 구글은 광고 매출을 성장시켰습니다. 두 번째는 애플 ATT의 영향으로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 광고 효율성 감소와 이에 따른 광고 매출 감소입니다. 구글 검색 광고 및 유튜브 광고와는 달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광고는 이용자의 행위 데이터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메타는 이 데이터를 아이폰에서 더 이상 수집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애플의 ATT는 메타의 (광고) 비즈니스에 치명적 손실을 의미합니다. 세 번째 이유는 틱톡입니다. 틱톡은 광고 매출 관점에서 메타에게 가장 큰 위협입니다. 2022년 틱톡의 광고 매출 전망치는 2021년 대비 200% 성장입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틱톡의 광고 매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틱톡에 광고비를 지불할 때 다수 기업은 이미 확정된 광고 예산의 재배분를 통해 틱톡 광보비를 마련합니다. 다시 말해 인스타그램 또는 페이스북 광고비를 일부 줄이고 그만큼 틱톡에 광고비를 지출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매출 및 순이익 하락 추세는 더욱 강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앞선 세가지 매출 하락 원인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두 번째 이유와 세 번째 원인은 서로 강화효과를 보이면서 메타의 매출 하락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래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메타 직원의 사기는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매출 및 순이익 하락에 따른 해고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내부 동력을 상실하면 기업 매타가 전력을 다해 추진하고 있는 메타버스 전략의 현실화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 전략에 차질
2021년 11월 글 <Meta: 메타버스 진화 방향과 기업 페이스북/기업 메타의 미래>는 메타가 확보한 막강한 소셜 그래프 위에서 진행되는 메타의 메타버스 전략은 시기적절한 선택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이 글은 메타의 메타버스 전략을 메타가 구글과 애플의 시장 지배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시장은 현재 애플과 구글이 길목을 장악하고 있으며 그 결과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 시장의 작동원리를 규정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 사례가 애플의 ATT입니다. 메타는 이를 벗어난 새로운 시장 질서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이를 위해 메타는 두 가지가 절실합니다. 첫 째, 새로운 시장을 혼자 힘으로 만들 수 없기에 메타는 다양한 기업을 구매-M&A-하면서 전략 실행의 시간을 단축해야 합니다. 둘 째,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기까지 견딜 수 있기 위해 현재의 매출 구조가 강력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저커버그 스스로 말하길 새로운 메타버스 시장 질서가 완성되기까지 앞으로 15년이 필요합니다. 메타는 최소 10년은 탄탄한 수익 구조를 유지 및 확대해야 합니다.
그런데 메타는 이 두 가지 모두에서 장애물을 만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가상현실 전문 기업 Within을 인수하려는 메타의 계획에 법정 소송이라는 형식의 제동을 걸었습니다. Within은 VR 운동 앱 Supernatural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Supernatural은 메타의 VR 헤드셋 퀘스트(Quest)에서 매우 인기있는 앱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FTC의 반대 논리입니다. FTC에 따르면 메타는 시장에서 경쟁하려하기 보다는 기업 인수를 통해 "VR 제국(empire)"을 만들고자 합니다. 메타는 FTC의 입장이 '이데올로기와 추축(ideology and speculation)'에 기초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FTC가 이번 소송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경쟁법을 적용할 정도로 메타버스 관련 시장이 큰 시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FTC는 이번 소송을 통해 메타에 강력한 경고장을 보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번 소송에서 FTC는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왓츠앱 인수 허용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길게는 15년, 짧게는 10년의 과도기를 견디기 위해서는 현재의 메타의 광고 매출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2022년 2/4분기 메타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간 대비 35% 하락한 67억 달러였습니다. 22년 2/4분기 메타의 메타버스 조직 Reality Labs의 손실은 28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메타버스 전략이 없었다면 메타의 2/4분기 순이익은 95억 달러 이상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메타버스 전략이 메타의 이익과 손실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분간 기업 메타 관련 뉴스에서 신호(signal)과 소음(noise)를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호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틱톡화 성공 여부입니다. 타겟팅 광고가 아닌 다른 광고 상품이 등장하고 기업이 이 광고 상품에서 어떤 효과를 거둘지도 중요한 신호입니다. 신호가 강해지기 전까지 메타의 VR, 메타버스 소식은 소음(noise)일 뿐입니다.
